출판

「생명, 사랑의 순환」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2-06-14 수정일 2022-06-14 발행일 2022-06-19 제 3299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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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콜라레 의사들 “생명 순환에 필요한 건 사랑”
삶 안에서 신앙 구현하고자
일치의 영성 살아간 체험담
김용민 외 10명 지음/288쪽/1만7000원/벽난로

포콜라레운동에 동참하는 11명의 의사가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구체적으로 사랑을 실천한 체험을 책으로 엮었다.

포콜라레운동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이탈리아 북부 트렌토에서 키아라 루빅을 중심으로 일어났다.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는 예수님의 기도를 실현하고자 하는 일치 운동이다. 이번 책에는 포콜라레 의사 모임 엔조(enzo) 회원들의 글이 담겼다. 엔조는 키아라 루빅과 함께 포콜라레 일치의 영성을 전파하던 의사이자 사제였던 엔조 마리아 폰디 신부의 이름에서 따왔다.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의사들은 신앙을 삶 안에서 구현하기 위해 어떤 고민과 노력을 해나갈까. 책에는 환자와 보호자, 병원 동료들 안에서 만난 예수님의 얼굴들, 그리고 병원 밖에서 의사로서 복음을 실천하고, 일치의 영성을 살아간 의사들의 생생한 체험이 담겼다.

국내에서, 또 해외 곳곳에서 펼친 의사들의 공익활동도 만날 수 있다.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위해 활동해온 의사들의 의료 봉사 현장에서 어떻게 사랑의 의술이 펼쳐져 나갔는지, 그들이 겪는 어려움과 그들을 돕는 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 의사들의 시선을 통해 수기로 담겼다.

책에 담긴 것은 의사들의 이야기지만, 그저 의사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의사들의 역동적인, 혹은 잔잔한 체험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그 안에 녹아있는 직업의식이나 윤리, 철학, 종교성 등의 근본이 ‘사랑’임을 깨닫게 된다.

엔조 회장 김용민(베드로) 교수는 책 본문을 통해 “대자연에서 생명의 순환을 이어가기 위해 주고받는 것들은 곧 삶의 에너지이며, 이 에너지의 다른 이름은 사랑”이라고 말하면서 “사랑은 자신의 것을 상대를 위해 내어 주는 희생이 들어 있을 때 가장 큰 에너지를 갖게 된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