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샤를 드 푸코 신부의 삶과 영성 담은 두 권의 책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06-07 수정일 2022-06-08 발행일 2022-06-12 제 3298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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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단순한 삶 나누며 하느님 가까이 만난 성자
5월 15일 시성 기념으로 발간
사하라 사막에서 숨어 살며 
토착민 곁에 머물며 하느님 증거
성인이 남긴 영적 기록과 편지
삶의 순서 혹은 주제별로 펴내

사막의 은수자로 불리는 샤를 드 푸코. 5월 15일 시성된 기념으로 그의 영혼의 기록을 담은 두 권의 책이 발간됐다.

프랑스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난 샤를 드 푸코 신부는 여섯 살이 되기 전에 부모님을 잃는다. 이후 신앙을 잊고 살았던 그는 성인이 되고나서 사하라 사막에서 탐험을 하게 된다. 광활한 사막에서 알라신의 현존을 느끼며 살아가는 무슬림의 순박함, 그리고 투철한 신앙에 감명을 받은 그는 다시 자신의 신앙을 찾게 된다.

1890년 트라피스트 수도회에 입회해 수도승 생활을 시작한 푸코는 1897년 이스라엘 나자렛의 성 클라라 수도회에 이름 없는 일꾼으로 들어가 숨어 산다. 4년 뒤, 사제품을 받고 알제리 사하라 사막으로 떠난 푸코. 그는 사막의 원주민들 곁에 머물면서 그들의 병을 치료해 주고 그들의 필요에 응답해 주면서도 침묵과 고독의 시간, 곧 사랑하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시간을 철저히 지켰다. 가난하고 단순한 삶을 함께 나누는 가운데 하느님을 되찾고 그분을 더욱 가까이 만난 것이다. 가장 현대적인 성자의 모습을 보여준 푸코 신부는 지난 5월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성됐다. 이를 기념해 그의 영혼의 기록을 담은 두 권의 책이 나왔다.

바오로딸에서 펴낸 「사하라의 불꽃」(조안나 옮김/340쪽/1만2000원)은 푸코 성인이 남긴 복음 묵상, 편지, 피정노트에서 발췌한 단편적인 글들을 삶의 순서에 따라 엮은 책이다.

트라피스트 수도회 수사로 머물렀던 시기의 글을 엮은 1부, 성 클라라 수도회의 잡역부로 지내면서 3년 동안 쓴 피정노트, 영적 메모, 편지글을 엮은 2부, 끝으로 사제, 사하라의 은둔자로 머문 1901년에서 1916년 순교 직전의 편지글, 사제서품 피정 노트, 연피정 결심과 영적 메모 등을 담은 3부로 구성됐다.

‘나자렛 삶으로’라는 부제를 단 「샤를 드 푸코 선집」(샤를 드 푸코 가족 수도회 엮음/조안나 옮김/216쪽/1만8000원/분도출판사)은 푸코 성인이 남긴 영적 기록과 편지를 겸손, 자비, 광야, 고독, 노동 등 15가지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나자렛 삶으로’라는 부제를 단 「샤를 드 푸코 선집」(샤를 드 푸코 가족 수도회 엮음/조안나 옮김/216쪽/1만8000원/분도출판사)은 푸코 성인이 남긴 영적 기록과 편지를 겸손, 자비, 광야, 고독, 노동 등 15가지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나자렛의 성 클라라 수도회에 머물며 푸코 성인은 “우리 스스로 가장 작은 이, 가장 낮은 이가 되자, 끝자리에 머물면서 하느님의 사랑과 하느님의 뜻이 불러올 모든 모욕을 사랑으로 행복하게 껴안자”라고 전하는가 하면, 알제리 가르다이아에서 피정을 마치며 “예수님께서 사도들과 친밀하게 사셨듯이 토착민들과 친밀한 관계 안에서 살 것, 무엇보다도 그들 안에서 언제나 예수님을 보자”라고 결심한다. 이렇듯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고자 한 푸코 성인은 자신의 불꽃같은 사도적 열정을 글을 통해 전한다. 책 속에 담긴 푸코 성인의 말은 현재를 사는 신자들에게 신앙을 향한 새로운 용기를 찾게 한다.

강우일(베드로) 주교는 추천의 글을 통해 “책에 소개된 샤를 드 푸코 성인의 글과 묵상과 기도는 그분이 얼마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동화돼 열정적으로 사셨는지를 아무 꾸밈이나 치장 없이 날 것으로 보여준다”며 “이 책을 접하는 분들이 푸코 성인의 영혼의 기록에서 분명히 새로운 용기와 위안과 자극을 받으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