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이준희 시인·이지현 화가, 대구에서 스케치 전시회 열어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2-06-07 수정일 2022-06-08 발행일 2022-06-12 제 329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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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딛고 세상과 소통… 마음 속 상처, 희망의 그림으로

이준희 시인(왼쪽)과 이지현 화가가 작품 ‘휴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6월 1일 대구 두류동 중국문화원에서 열린 ‘너나들이 첫 스케치’ 전시회. 관람객들이 서정적 시와 그림이 어우러진 작품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살짝 눈물을 훔치는 사람도 있다.

‘아기가 자라는 동안/ 까칠 까칠/ 나무표피가 되는 엄마들/ 한 사람을 키우기 위해/ 얼마나 애태웠을까?/ 얼마나 자길 접어야 했을까 … 아무것도 모르고/ 새근새근 졸던/ 엄마 품이 그리운 것/당신도 나도’(이준희 ‘휴식’ 중에서)

전시회는 두 젊은이들이 ‘너나들이’ 즉, ‘서로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라는 뜻의 이름으로 의기투합해 마련했다. 말 대신 시로 세상과 소통하는 장애시인 이준희(안드레아·36·대구대교구 경산본당), 마음속 상처를 희망의 그림으로 승화하는 화가 이지현(스테파니아·32·대구 상인본당)이 주인공이다. 두 젊은 작가는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다.

두 작가는 2011년 대구대교구 젊은이 성령기도회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 뇌병변장애로 조금 불편하지만, 누구보다 힘차게 찬양하고 적극 활동하는 이준희 시인의 모습에 감명받은 이지현 화가는 이 시인과 신앙과 예술의 벗이 되면서 그야말로 ‘너나들이’가 됐다.

전시회 핵심주제의 의미에 대해 이 시인은 짧게 “위로”라고 답했다. 그리고 태블릿PC를 이용해 “장애와 생활을 자세히 보면서 이 시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다”고 글로 전했다. 그에게 시는 ‘장애를 푸는 열쇠’이기에, 사람들의 마음에 쌓인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한 열쇠로서 시를 선물한 것이다.

이 화가 작품의 주요 화두도 ‘내면의 치유’다. 그는 마음속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경험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인물 초상화를 많이 그린다. 또 자연과 생명에 대해 관심이 많아 ‘자개’를 소재로 자주 사용한다.

전시는 6월 10일까지 열렸다. 전시회 중 판매한 그림엽서 수익금과 후원금은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해 쓰인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