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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경제 마인드 공부-인센티브 / 이정철 바오로 신부

이정철 바오로 신부,제2대리구 부곡동본당 주임
입력일 2022-05-18 수정일 2022-05-18 발행일 2022-05-22 제 329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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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인센티브라고 하면 돈을 떠올리지만 인센티브적인 요소는 돈 외에도 명예, 칭찬, 선물, 인정 등 다양한 방식의 보상을 의미한다. 아무런 인센티브 요소가 없어 보이는 봉사활동 역시 봉사를 통해 얻는 기쁜 마음이 인센티브 요소가 될 수 있다.

사람마다 받고 싶은 인센티브가 달라서 돈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칭찬만으로도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어렸을 때를 떠올려 보면 부모가 주는 칭찬만으로도 심부름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칭찬만으로 어떤 일을 하지는 않는다. 칭찬이 입발림 소리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돼서 그런 것일까? 대부분은 인센티브를 물질적인 보상으로 원한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안정될수록 이름을 남기는 것 같은 좀 더 다른 인센티브적인 요소를 찾게 된다.

옛 소련에서는 “월급을 주는 척만 하니까 우리도 일하는 척만 한다”라는 속담이 있었다고 한다. 인센티브가 없어 노동생산력은 하락했고, 더욱 엄격한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했지만, 생산력은 늘지 않고 오히려 처벌받지 않으려고 움츠러들기만 했다고 한다. 평등을 이루려고 했지만, 결과는 모두가 하향평준화가 되었을 뿐이다.

사회·공산주의와 자본주의는 인간의 두 가지 본성을 이용한다. 즉 질투와 이기심이다. ‘쟤보다 더 열심히 하면 이걸 받을 수 있어’라는 이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자본주의 통치이고 ‘쟤가 너무 많은 것을 가졌으니 평등하게 모두 함께 나누자’라는 것이 사회·공산주의 통치 방식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질투의 방식은 처음엔 평등해 보이나 결국 전체적인 퇴보를 가져왔고 불평등해 보였던 이기심은 발전을 통해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를 이뤘다.

교회 역시 발전을 위해서는 인센티브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발전’은 경제적 발전을 포함해 신앙심과 신자 생활 활성화 등도 포함한다. 지휘나 반주와 같이 전문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겐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인 대가가 있어야 할 것이고 봉사자들에겐 활동 지원금이나 정기적인 여행과 같은 것들이 인센티브 요소가 될 수 있다. 대형 성상(聖像) 봉헌 같은 특별 봉헌자들에게는 이름을 남길 수 있는 명패를 붙여 주는 것도 좋은 인센티브 요소다.

평범한 일반 신자들에게는 성당에 오면 편안하고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환경을 개선해 준다거나 미사 후 다른 신자들과 머물러 어울릴 수 있게 커피나 차를 무료로 제공해 주는 것도 나름 훌륭한 인센티브 요소다.

또 다양한 모임을 할 수 있게 모임 개설 가능성을 열어주고 연령별, 취미별, 관심사별로 모임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신자들에게 인센티브로 작용할 수 있다. 신자들은 그 안에서 각자 나름의 인센티브 요소를 찾아서 모임을 활성화할 것이다. 또 연말에 활성화가 잘 된 모임에 상과 지원금을 주는 것도 좋은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이정철 바오로 신부,제2대리구 부곡동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