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청주교구장 김종강 주교 서품·착좌] 축사 / 답사

입력일 2022-05-03 수정일 2022-05-04 발행일 2022-05-08 제 3293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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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내덕동주교좌성당에서 열린 김종강 주교 서품·착좌미사 중 김 주교(가운데)가 청주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김경환 회장(왼쪽)으로부터 영적 예물을 받고 있다.

<축사>

■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

"성령께서 함께하시어 사명을 뒷받침하실 것입니다"

친애하는 김 시몬 주교님, 오늘 청주교구의 하느님 백성을 가르치고 성화하고 다스리는 직무를 수행하는 권위의 상징인 목장이 주교님께 장엄하고 엄숙하게 넘겨졌습니다. 틀림없이 주교님은 한국 주교단의 한 분으로서 사도좌께 대한 순종과 주교단의 형제적 사랑으로 일치된 주교단을 이루기 위해 주교단의 공동체 정신을 존중하고 중요하게 여기실 것이라 믿습니다.

주교님은 주교님의 책임을 수행함에 있어서 교황대사인 저와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평신도의 소중한 협력에 대해서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령께서 주교님과 함께하시어 주교님의 사명을 뒷받침하시고 양들을 위한 모델이 되심으로써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를 위해 자기 생명을 내어주시도록 하실 것입니다.

(예정된 일정으로 서품식에 참석하지 못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서한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이날 축하식에서 청주교구 정용진(요셉) 신부가 대독했다.)

■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소통과 배려로 풍성한 결실 맺으시리라 확신합니다"

김종강 시몬 주교님, 주교님의 주교 수품과 청주교구장 착좌는 주교님께서는 결코 작지 않은 십자가를 지는 일이지만, 청주교구와 한국교회에는 큰 축복과 은총의 징표가 된다고 확신합니다.

구교우 집안에서 신앙을 전수받아 “공부는 하루 못하더라도 기도는 절대 빼놓으면 안 되는 분위기”에서 신앙생활의 기본을 연마하셨습니다. 그런 연유로 주교님께서 가지신 인품과 애덕 실천은 본당은 물론, 신학생을 양성하는 신학교와 주교 임명 전 소임지였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의 관리국장 직무를 수행하시면서 매우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교회사 학자로서의 학덕과 교황청립 성바오로 국제선교신학원 소임을 통해 보여 준 소통과 배려의 삶은 이제 청주교구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 풍성한 결실을 볼 것이며, 한국 교회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사제품을 받으시면서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1코린 13,2)라는 말씀을 선택하셨습니다. 주교 직무를 맡으시면서 주교 서품 성구로 주님께서 이르시는 말씀 가운데 “너의 믿음이 꺼지지 않도록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다. 그러니 네가 돌아오거든 네 형제들의 힘을 북돋아 주어라”(루카 22,31-32)라는 부분을 뽑으셨습니다.

주교님께서 평소 마음에 두고 있는 소신과 사명감에 걸맞게 이웃 형제와 함께 동행해야 한다는 신념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좌우명 삼아 주교님께서는 사제들과 하느님 백성의 믿음을 돕고 힘을 북돋아 주는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하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청주교구 사제단 대표 최정묵 신부

"걱정하지 마십시오, 교구 사제들이 모두 돕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지식과 덕성과 영성을 모두 갖춘 훌륭한 교구장 주교님을 저희에게 보내주셨습니다. 따라서 축하를 받아야 할 사람은 교구장 주교님이 아니라 청주교구의 사제단과 신자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교님께 축하의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교구장으로서 짊어지실 짐의 무게를 생각하니 동창신부로서 차마 축하드린다고 말씀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책임이 큰 위치에 있으면 성공한 것이고 축하받을 일이지만, 신앙의 눈으로 볼 때는 결코 축하받을 자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세상 안에 있는 교회이기에 조금은 축하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반만 축하를 드리겠습니다. 반쪽짜리 축하인사이니 작은 소리로 하겠습니다. “주교님, 주교 수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주교님께서 교구장 직무를 마치시는 날, 하느님께서 그때까지 제 삶을 허락하신다면, 오늘 하지 못했던 나머지 반쪽의 축하 인사를 마저 드리겠습니다. 그때는 기쁜 마음으로 아주 큰 소리로 축하드리며 술 한잔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교구장으로서 짊어지셔야 할 짐이 크고 무겁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교구 사제단은 주교님께서 교구장으로서 짊어지실 짐을 혼자 지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교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주교님께는 197명의 교구 사제들이 있습니다.”

■ 청주교구 평협 김경환 회장

"교구민들의 기쁘고 신나는 신앙생활 이끌어 주십시오"

주교님께서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로마 성바오로 국제선교신학원 부원장으로 계실 때에, 주교님께서 만드신 김치김밥으로 외국 신부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소문이 저에게까지 들려왔습니다.

대전가톨릭대 교수로 재임하신 동안에는 신학생들이 새벽미사를 드리기 위해 성당으로 가면, 가장 먼저 오셔서 묵주기도를 하고 계시는 주교님을 뵐 수 있었고, 때로는 친구처럼, 형처럼, 아버지처럼 신학생들을 대해 주시는 주교님께서 신학생들이 고민상담을 청하는 1순위 교수님이셨다는 증언도 들었습니다.

이제 김종강 시몬 주교님께서 우리 청주교구의 교구장님이 되셨으니 이 모든 주교님의 탈렌트를 우리가 직접 보고 느끼며 그 혜택을 모두가 누리게 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교구와 각 본당의 크고 작은 공동체들이 지금껏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고 침체되어 있었지만, 기도하며 기다려오던 새 교구장님이 김종강 시몬 주교님으로 임명되셨다는 소식은 메마른 대지에 촉촉이 내리는 단비만큼이나 기쁜 소식이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김종강 시몬 주교님, 저희들은 마라톤 출발선상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선수들처럼 달릴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쉬고 있는 양들과 함께 움츠렸던 날개를 활짝 펴고 예전의 활기를 되찾아 기쁘고 신나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청주교구를 이끌어 주십시오. 매일 주교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답사>

■ 제4대 청주교구장 김종강 주교

"여러분 모두에게 하느님 사랑과 은총 전하겠습니다"

부족한 저를 부르시고 당신 죽음과 부활의 증인으로 세워주신 하느님의 용기는 한없는 자비와 사랑과 다른 것이 아니라고 느꼈습니다. 이제 그분 사랑의 빚을 진 저는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며 그분께서 명하신 대로 이 교회에 희망의 증인으로 서 있고자 합니다.

장봉훈 주교님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저를 주교단의 일원으로 기꺼이 맞아주신 염수정 추기경님, 이용훈 주교님을 비롯한 모든 주교님께 감사인사를 올립니다.

하느님이 무모한 용기로 저를 뽑아 세우신 것처럼 저도 교구 사제들을 한없이 지지하고 신의를 지켜나가겠습니다.

저와 형제 사제들은 지치지 않고 교구민들을 사랑할 것입니다. 세상의 온갖 풍랑의 위협에 있는 여러분 곁에서 넘치는 하느님 사랑과 은총을 전할 것입니다.

팬데믹과 끝나지 않은 일상의 시련들 안에서도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시어 새 생명과 새 삶을 선물하시는 그분의 은총 안에서 우리 모두 신명나는 하느님 나라의 증인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