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햇빛’으로 발전할까요?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2-02-22 수정일 2022-02-22 발행일 2022-02-27 제 3283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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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와 이용 편리성으로 주목… 일반 가정에도 손쉽게 설치
재생에너지 전환 필요한 시대
태양서 얻는 지속가능 에너지
정부·지자체에서도 설비 지원

수원교구 여주 산북성당 교육관 지붕 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서울 노량진에 사는 김영배(바오로·56·서울 노량진본당)씨는 얼마 전 이사한 빌라에 태양광 미니 발전소를 설치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그저 전기 요금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될까 하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기후위기 시대에 재활용, 쓰레기 줄이기 등과 함께 개인과 가정이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의 가장 적극적인 방법임을 알게 됐다. 게다가 지자체에서 보조금도 지원된다고 하니 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이처럼 일반 가정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아쉬움이 많지만 이처럼 꾸준하게 가정용 태양광 발전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막대한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발전소에서 풍력이나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란 화석연료나 우라늄 등 사용할 수 있는 양에 한계가 있고 지구 환경을 오염시키는 에너지원과는 달리 태양 에너지, 풍력, 수력, 바이오, 지열, 조력 등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말한다. 그중 태양 에너지는 설치와 이용의 편리성으로 가장 주목되는 재생에너지다.

우리나라에서도 태양광 발전 설비가 최근 수년 동안 크게 늘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새로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는 총 15.6GW, 이는 2017년까지 설치된 설비용량의 무려 2.4배다. 이처럼 태양광 발전 용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시민들의 기후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데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에 따른 것이다.

태양광 발전소는 두 가지로 나뉜다. 가정 등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해 자체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자가용’과 생산한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내는 ‘상업용’이다. 태양광 발전소는 넓은 벌판이나 산지, 수면 등에 대규모로 설치한 패널을 떠올리게 되지만, 도심 속 일반 가정에서도 베란다 난간이나 주택 옥상 등에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이러한 소형 발전 설비는 흔히 자가용으로 활용된다. 자가용으로 활용되는 베란다형 태양광 발전기는 325W 설치 시 매달 전기 요금을 6700원가량 절감한다. 이보다 큰 주택형의 경우에는 6만5000원가량 절감할 수 있다. 정부와 각 지자체들은 매년 배정된 예산 범위 안에서 설치비를 지원한다. 설비 규모는 50W~1㎾ 소형 발전소로 단독 및 공동주택, 상가건물 등에서 모두 신청 가능하다.

상업용 태양광 발전소는 주로 협동조합 형태의 조직을 통해서 설치와 운영이 지원된다. 교회 안에서는 대전교구 불휘햇빛협동조합이 지난 2019년 설립돼 교회 내 태양광 발전을 이끌고 있다. 수원교구에서도 지난해 12월 ‘공동의집에너지협동조합’을 창립했다. 태양광 발전 협동조합은 수익 사업이라기보다는 태양광 발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확산하기 위한 것이다. 신자는 물론 비신자들에게도 가입이 열려 있고 설치비용을 지원해 많은 이들이 전기 생산자가 되도록 돕는다.

■ 태양광 발전 규모는?

향후 5년간 세계 발전량 증가분 95% 예상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에너지 전환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다. 태양광 발전은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으로, 탄소배출 감축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구축된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 규모는 얼마나 될까?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에만 전국에는 핵발전소 3기 용량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건설됐다. 재생 에너지의 하나인 풍력 발전은 인허가 절차가 복잡하고 주민 수용성 문제 때문에 확대가 어려운 반면 태양광 발전은 확산이 용이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상업용과 자가용을 모두 포함해 작년 한 해 동안 총 4.8GW의 재생에너지 설비가 구축됐다. 그중 태양광 발전 설비의 보급이 압도적이다. 1년 동안 태양광 발전 설비는 재생에너지 설비의 대부분을 차지, 총 4.4GW가 보급됐다. 신고리 3호기 원전 설비의 용량이 1.4GW이므로 원전 3기 용량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한 해 동안 건설된 셈이다.

지금까지 설치된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29GW다. 그중 태양광 발전이 22GW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풍력은 1.7GW 수준에 머문다. 특히 지난 4년간 재생에너지 설비 규모가 크게 증가했는데, 태양광의 경우 4년간 새로 설치된 용량이 15.6GW로 2017년까지의 누적 용량 6.4GW의 무려 2.4배 이상을 신규로 설치한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화석연료에서 탈피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의 확산이 현재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재생에너지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친환경 발전 구축 용량은 약 290GW로 2020년 대비 3% 증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태양광이 160GW로 늘어나 전체 재생 에너지 발전량 증가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IEA는 향후 5년 동안 화석연료를 포함해 전 세계 전체 발전량 증가분의 대다수인 9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될 경우 전 세계의 친환경 발전 용량은 2026년 약 4800GW 수준으로 현재의 화석연료와 원자력 발전량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