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 독일교회 성추행 피해자에 공식 사과

입력일 2022-02-15 수정일 2022-02-15 발행일 2022-02-20 제 3282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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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탄할 행위” 서한서 밝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

【외신종합】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서한을 통해 독일교회의 사제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청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2월 8일 서한을 발표하고 “가톨릭교회에 대한 큰 책임을 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 또한 마음이 아프다고 밝혔다.

교황은 서한에서 “미사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라며 주님께 용서를 청하는 참회의 기도로 시작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교황은 “여러 모임, 특히 수많은 사목방문에서 사제들에 의한 성추행 피해자들을 만나면서 이 통탄할 잘못된 행위로 벌어진 상처를 직접 봤다”면서 “너무나 많은 사건이 일어났고, 계속되고 있어, 필요한 조치나 책임에 대해 소홀히 하거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통탄할 잘못된 행위라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추행 피해자들에게 내 마음속 엄청난 수치와 깊은 슬픔, 마음 깊은 사죄를 전한다”면서 “가톨릭교회에서 큰 책임을 맡았던 나는 사제들의 성추행과 이에 대한 잘못된 처리로 더 큰 아픔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또 “끔찍하고 회복할 수 없는 성추행 사건을 겪은 모든 피해자들에게 마음 깊은 연민과 슬픔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한 법률회사는 지난 1월 20일 독일 뮌헨대교구에서 1945년부터 2019년까지 아동과 청소년들을 포함, 최소 497명이 성학대를 당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또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이 뮌헨대교구장 시절인 1977년부터 1982년까지 4건에 대해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사제 성추행에 대해 자신이 미흡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발했다. 교황의 서한에는 교황의 측근 4명이 연대 서명한 3쪽의 반박문이 첨부됐다. 이들은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은 성추행 행위를 은폐하는 데 가담한 적이 없다”면서 보고서가 베네딕토 16세가 범죄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