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장애아 주일학교서 22년간 봉사한 성남동본당 김영지씨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2-01-25 수정일 2022-01-25 발행일 2022-01-30 제 3280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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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배운 그대로 사랑 전할 뿐”

장애 학생들 더 잘 돌보려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취득
무료급식소 등에서도 봉사

“성당에서 배운 이웃사랑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그 사랑을 계속 이어갈 수 있어서 기쁩니다.”

제2대리구 성남동본당 김영지(보나·39)씨는 장애아 주일학교에서 22년째 봉사를 이어간 비결로 ‘사랑’을 꼽았다. 그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제게 한 주를 살아갈 큰 힘을 준다”며 “그 힘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더 큰 사랑을 줄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0년 본당 장애아 주일학교 여름캠프 봉사자로 인연을 맺은 이후 교사로 22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언제나 학생들을 웃음으로 마주하는 ‘미소천사’다. 또 학생들을 더 잘 돌볼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열정도 갖췄다.

이 같은 김씨의 열정에는 본당 활동을 통해 얻은 봉사 정신이 바탕이 됐다. 그는 어르신들이 청소년들을 돌보고, 주일학교 교사들은 학생들과 함께 지역 봉사 활동에 나서는 성남동본당 공동체 분위기 안에서 자연스레 받은 사랑을 전해야 함을 깨달았다.

가족의 응원도 그가 본당 봉사활동에 헌신할 수 있는 힘이 됐다. 그 힘으로 2020년 코로나19로 미사가 중단되기 전까진 장애아 주일학교와 함께 본당 청년성가대·청년기도모임 등 청년 활동도 병행했을 정도다.

본당 장애아 주일학교에서의 경험은 김씨가 평소 장애인에 대해 가졌던 인식을 바꾸고, 따뜻한 시선을 갖추게 했다. 그는 “발달장애인이 대부분인 주일학교 학생들은 틀린 게 아닌 우리와 다른 이들”이라며 “기다려주면 무엇이든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의 이 같은 경험은 더 나아가 주변의 어려운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자양분이 됐다. 그는 성남 지역 장애아 부모회에서 도움을 청하면 언제든 나선다. 성남 노숙인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에서도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성당은 제게 이웃을 사랑하는 법,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점을 배운 소중한 공간”이라며 “이곳에서 배운 그대로, 더 어려운 이들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마음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최근 독거어르신들이 증가하는 사회 상황에서 노인 사목에 관심이 간다”며 “기회가 된다면 본당 노인 사목 및 지역 내 독거어르신들을 돌보는 봉사자로 나서고 싶다”는 꿈도 내비쳤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루카 10,27)는 성경 구절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그 말씀처럼 주변을 향한 관심과 따뜻한 시선을 잊지 않겠습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