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아내 덮친 병마에 고통받는 정용만씨 가정

방준식 기자
입력일 2022-01-11 수정일 2022-01-12 발행일 2022-01-16 제 327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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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사랑해” 다시 그 말 나눌 수 있기를…
귀화한 베트남 출신 아내
남편 농사일 도와주다
‘쯔쯔가무시병’에 걸려
전신마비돼 긴급 입원
치료·간병에 수천만 원
어린 자녀 걱정에 눈물

1월 6일 정용만씨 가정을 방문한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고성수도원 유덕현 아빠스(왼쪽)와 서창석 수사(오른쪽)가 정씨(가운데)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준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병원에서 아내 얼굴을 보니 저절로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더라구요. 제 말을 들었는지 입술로 뭔가 말하려고 하던 아내가 눈물만 주륵주륵 흘렸어요.”

정용만(바오로·58·마산교구 고성본당)씨는 쯔쯔가무시병으로 전신마비 증상을 보여 두 달째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베트남 출신 아내 백재경(36)씨를 면회했을 때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경남 고성군 대가면 송계리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정씨는 태어나서부터 마을을 떠나 살아본 적 없는 순박한 ‘시골 사람’이다. 선천적으로 언어장애 등을 갖고 있지만 신앙을 통해 힘을 얻고, 농사일이나 궂은 일도 마다않고 열심히 살아왔다.

지난 2007년 지금의 아내를 베트남에서 만났고, 결혼해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이뤘다. 곧 예쁜 딸 아이도 얻었고, 한국으로 귀화한 아내는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고 정씨는 농사일에 매진하면서 넉넉지 않은 살림이지만 오순도순 가정을 꾸려 나갔다.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정씨 아내 백재경씨 모습.

9개월 전에는 이웃 신자들의 축복 속에 아들을 얻기도 했다. 이들 가정에 병마가 덮친 것은 4개월 전. 출산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아내가 정씨의 농사일을 돕기 위해 밭일에 나섰다가 진드기의 유충에 물리고 만 것이다. 처음에는 무심히 넘겼지만 점차 아내의 상태는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대학병원에 입원한 아내의 병명은 ‘쯔쯔가무시병’이었다. 전신, 특히 하반신이 마비 증상을 보였고 뇌 쪽으로도 증상이 퍼져나가 언어소통조차 힘들었다.

중학생인 딸과 젖먹이 아들을 보살펴줄 사람은 정씨 밖에 없어서 유일한 수입원인 농사일도 하지 못하는 형편이고, 아내의 간병도 전문 간병인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치료비와 간병비는 수천만 원으로 산더미처럼 불어났고, 앞으로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백씨의 상태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재활치료에 매진해야 한다. 마을 인근에 위치해 있어 정씨 가정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성원해온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고성수도원 수도자들은 딸의 등·하교를 도와주는 등 물심양면 도움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마을 주민들과 지역 내 단체들도 소중한 성금을 모았다. 그러나 얼마나 더 소요될 지 모르는 치료비용 등을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정씨는 “아내가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아이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2년 1월 12일(수) ~ 2022년 2월 8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