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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대림 기획 ‘희망’ ❹ 희망을 펼치다 – 디엘레멘트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1-12-14 수정일 2021-12-14 발행일 2021-12-19 제 3274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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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환경 중심 가치로 기부와 봉사… 장애인 일할 기회 제공

더 아름답고 건강한 세상 위해 친환경 원료로 만든 비누 판매
장애인 일자리 창출 기업에 제품 생산과 포장 모두 맡겨

디엘레멘트 공동 창업자이자 이사인 알베르토 몬디씨가 12월 9일 디엘레멘트 비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디엘레멘트는 사람과 환경을 최우선시하며 천연 비누를 만들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희망을 품은 소셜 벤처다.

① 희망을 심다 - 해밀학교

② 희망을 꿈꾸다 - 성 요한의 집

③ 희망을 전하다 - 희망이 꽃피는 집

❹ 희망을 펼치다 – 디엘레멘트

아기 예수님이 우리 곁에 오시길 희망으로 기다리는 대림 시기, 올해 본지는 사회에 희망을 심고, 꿈꾸고, 전하고, 펼치는 이들을 차례로 만나보고 있다. 대림 기획 ‘희망’ 마지막 편에서는 사회 곳곳에 사람 중심 가치를 전하며 희망을 펼치고 있는 ‘디엘레멘트’를 찾아갔다. 디엘레멘트는 ‘알베르토 비누’로 잘 알려진 곳으로, 사람과 환경을 최우선시하며 천연 비누를 만들고 이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희망을 품은 ‘소셜 벤처’다.

“받는 행복도 크지만, 무언가를 주고 나누는 행복은 훨씬 더 크죠. 확실한 건 이거예요.”

유명 TV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알베르토·37)씨는 각계 전문가들과 공동 창업한 소셜 벤처 ‘디엘레멘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보다 돈, 자연보다 효율성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적지 않은 사회에서 이러한 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사람을 최우선시하고 환경을 중시하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두는 각자의 역할이 있고, 이를 실천할 때 느낄 수 있는 행복도 더욱더 크다는 의미였다.

천연 원료로만 제작하는 ‘디엘레멘트’ 달맞이꽃 컨디셔너바(왼쪽)와 샴푸바.

발달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 ‘동구밭’ 직원이 디엘레멘트 천연 비누를 만들고 있다.

■ 사람과 환경이 최우선

2017년 11월, 알베르토씨는 피부과 전문의 김병철씨와 시각 디자이너 도혜진(헬레나·30·서울 혜화동본당)씨, 임팩트 비즈니스 엑셀러레이터 도현명씨와 함께 디엘레멘트를 창업했다. 사람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내세운 기업이다. 지금도 구성원은 이 네 명으로 그 규모는 크지 않지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열정과 각오는 그 누구보다 크고 진득하게 품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이들은 사람 중심 가치를 실현하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 고민해 왔고, ‘세상을 좀 더 아름답고 건강하게 만들자’는 바람과 의지를 담아 천연 제품 판매 브랜드 ‘디엘레멘트’를 만들었다. 요소·성분(엘레멘트·element)을 뜻하는 기업명답게 이들은 1000시간 이상 걸려 천연 원료로만 만든 비누를 판매하고 있고, 포장·유통 과정에서도 종이로 된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해 사람과 환경 모두에 이로운 제품을 생산하고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

■ 과정에서도 사람 중심 가치 실현

특히 이들은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에게도 사람 중심 가치를 전하며 희망을 펼치고 있다. 발달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적 기업 ‘동구밭’에 제품 생산과 포장을 모두 맡겨, 이를 통해 장애인과 사회적 기업 생산 물품 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보다 많은 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발달 장애인들이 함께 오래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동구밭은 전 직원 85명 중 40명이 발달 장애인인 기업으로, 디엘레멘트는 창업 당시부터 4년 동안 동구밭과 꾸준히 함께해 오고 있다. 동구밭 대표 노순호씨는 “발달 장애인분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저희만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저희와 함께하는 기업들 역할이 중요한데, 디엘레멘트는 초기부터 같이 성장해 왔고 덕분에 발달 장애인분들도 더 많이 고용할 수 있었다”며 “항상 감사하고, 철학적으로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동반자로서 함께 성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회적 책임 실현에 대해 알베르토씨는 “‘모든 과정에서 사람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 보자’라며 시작했다”면서 “장애인분들이 행복하게 다닐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분들이 만들었다고 하면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선입견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정말 꼼꼼하게 잘 만드셔서 제품에 대한 만족도도 높고 재구매율도 높다”고 강조했다.

디엘레멘트 공동 창업자이자 대표인 도혜진씨 역시 “동구밭에서 만들어 가는 사회적 가치, 발달 장애인분들의 일자리 창출이 동구밭과 함께하게 된 큰 이유이긴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품질”이라며 “발달 장애인 직원분들의 꼼꼼한 손길이 더욱 높은 질의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밝혔다.

디엘레멘트 공동 창업자 김병철·도혜진·도현명·알베르토 몬디(왼쪽부터)씨. 디엘레멘트 제공

■ 결실 나누며 희망 펼쳐

이렇게 모든 과정에서 사람 중심 가치를 실현하고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이들은 그 결실을 또 다른 이들에게 나눠 보다 많은 이들이 희망을 펼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대구 거주 어르신들을 위해 1억 원 상당인 천연 비누 8000여 개를 기부했고, 올해도 네이버 온라인 기부 포털 ‘해피빈’ 펀딩을 통해 펀딩 참여자가 비누 1개를 구매하면 도움이 필요한 보육원 아이들에게도 하나씩 전달하는 방식으로 기부를 진행했다. 2018년에도 해피빈 펀딩으로 노숙인과 위기 청소년들을 위해 안나의 집(대표 김하종 신부)에 비누를 전하고, ‘1st 엘레멘트 데이’를 마련해 디엘레멘트 공동 창업자 4명과 펀딩 참여자 20여 명이 안나의 집에서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도 안나의 집을 자주 찾아가 기부와 봉사를 하고 있는 알베르토씨는 “모두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것뿐”이라며 “기부와 봉사는 또 하나의 투자이고, 이 사회에서 같이 살아가는 이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나의 집 대표 김하종 신부는 “안나의 집에 도움이 필요해 부탁하면 알베르토씨는 무조건 오고 필요한 지원을 꾸준히 해 주고 있다”며 “디엘레멘트도 비누가 필요할 때 후원해 주시는 등 사회에서 약한 분들을 도와주고 그들에게 희망도 주고 있기에 그 활동이 참 의미가 있고 아름답다”고 밝혔다.

알베르토씨는 이 같은 생각의 뿌리엔 가톨릭 신앙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톨릭 정신이 강한 이탈리아 출신이며, 나눔과 봉사를 많이 하는 부모님을 어렸을 때부터 보고 그 활동에 동참하며 자랐다. 특히 포콜라레 운동 등을 통해 ‘모두를 위한 경제’(EoC, Economy of Communion)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알베르토씨는 “시작할 때처럼 계속 모든 과정에서 사람을 우선으로 하며 일하면 우리만의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러한 희망은 무슨 일이 생겨도 꺼지지 않는 빛”이라고 말했다.

알베르토씨는 “쉽지 않지만, 다같이 하면 좋잖아요”라면서 “여러분도 이번 연말에 이 진정한 행복을, 뭔가 받는 것도 좋지만, 주고 나눔으로써 훨씬 더 많이 돌아오는 행복을 경험하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도혜진씨는 “일상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자연에게 이로운 선택을 하나씩 해 나가다 보면 결국에는 큰 영향력을 지닐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모든 과정에서 사람과 자연에 이로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좋은 기회가 될 때는 꾸준히 기부도 해 나겠다”고 밝혔다.

※문의 070-5214-2406, www.delement.co.kr 디엘레멘트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