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평범한 일상을 위한 기도 / 박지순 기자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1-11-24 수정일 2021-11-24 발행일 2021-11-28 제 327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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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산다.” 이렇게 말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많다. 대기업과 금융기관 빌딩이 즐비한 서울 을지로3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텐트를 치고 550일 넘게 농성 중인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도 일터에서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일상을 되찾기 위해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이들이다.

11월 17일 오후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성직자들과 신자들이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농성 텐트 앞에 모였다. ‘아시아나케이오 원직복직 촉구 3개 종교 기도회’가 개최된 이날, 뚝 떨어진 기온에 낙엽을 흩뿌리는 찬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해고노동자들이 생활하는 농성 텐트가 유독 작고 쓸쓸해 보였다. 그래서 더욱 3개 종교의 연대가 해고노동자들에게 온기를 담은 희망을 전해 주는 듯했다.

아시아나케이오는 아시아나항공에서 청소와 수하물 정리를 담당하는 하청업체다. 항공업계에서 가장 힘들고 궂은일을 하는 노동자들이고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위기가 닥치자마자 무급 휴직을 요구받았고 사측 요구를 거부한 이들은 해고됐다.

성직자들이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의 원직복직을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이유는 이들이 ‘평범한 일상’을 회복해 일터와 가정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 사회에 선익을 가져다주는 작은 상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가 서로 교리는 다를지라도 사회 공동선을 실현하겠다는 지향성은 다를 수 없다. 종교인 모두가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들의 평범한 일상 회복에 끝까지 함께하기를 소망한다.

박지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