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90세에 빈첸시오회 활동하는 던지실본당 임난영 어르신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11-24 수정일 2021-11-24 발행일 2021-11-28 제 3271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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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이에게 다가가라는 말씀… 남은 삶도 실천하며 살아갈 것”
회원들 함께 농산물 판매
수익금으로 20여 가구 도와
이웃 위해 재산 일부 기부

임난영 어르신은 “앞으로도 성경 속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실천할 것”이라 말한다.

“예수님께서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 그대로 실천하려 노력할 뿐입니다.”

임난영(엘리사벳·90) 어르신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제1대리구 던지실본당(주임 이관배 신부) 빈첸시오회에서 봉사하고 있다. 임 어르신은 그 비결로 “어려운 이들을 위해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뻐 계속 활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본당 빈첸시오회는 회원들이 직접 지은 농산물을 수확해 제1대리구 군포본당(주임 김영빈 신부)에 판매한 수익금으로 안성 지역 내 독거노인 등 어려운 이웃 20가구를 돕고 있다. 임 어르신은 올해 90세로 본당 빈첸시오회 최연장자다. 그는 직접 농사 지어 얻은 수확물을 팔아 빈첸시오회 기금에 보태며 추석·설과 같은 명절에는 회원들과 소고기, 과일 등을 사서 주변 어려운 이들에게 나누는데도 빼놓지 않고 함께한다.

임 어르신이 이렇듯 나눔에 앞장선 데는 평소 배고픈 이들을 외면하지 않고 돕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었다. 어른들에게 집안부터 돌보라는 꾸중을 계속 들었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한 나눔을 계속했다. 이는 그가 성인이 돼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르신의 이러한 마음은 결국 1998년 미국 뉴욕에서 생활할 당시 뉴욕 한국순교자성당에서 세례를 받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는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 말씀을 있는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라며 “빈첸시오회 활동 역시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를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시는 주님께 감사하다”며 “주님께서 주신 건강을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쓸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임 어르신은 고령으로 장기 기증이 어려워지자 그 대신 서울성모병원에 시신 기증을 약속했다. 최근에는 가진 전답을 판 금액 일부를 코로나19로 어려운 본당과 빈첸시오회 기금으로 기꺼이 내놨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마태 19,21)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처럼 기꺼이 모든 것을 내주는 삶을 실천한 것이다.

매일 차로 15분여 정도 떨어진 성당을 찾아 미사 참례를 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묵주기도를 봉헌한다는 임 어르신은 앞으로도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모든 것을 내어주시는 주님의 신비에 감사합니다. 남은 생을 앞으로도 어려운 이들께 다가가라는 주님 말씀을 실천하는데 바치고 싶습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