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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변론」 펴낸 ‘지구와사람’ 강금실 대표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1-10-26 수정일 2021-10-26 발행일 2021-10-31 제 3267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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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위기, 인간만을 지구의 주인으로 인정해서 생긴 것”
지구와 생명 중심 사고 기반으로 지구·사람의 ‘조화로운 생존’ 고민 
자연물에 권리 부여한 사례 소개 기후위기 역사·원인·대안 등 담아
“탄소중립 실천 위한 안내서 되길”

강금실 변호사는 “2022년 탄소중립 시대의 원년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 책이 기후위기에 대한 안내서로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다.

13년간 판사로 재직한 뒤 법무부 장관을 지내고 현재는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강금실(에스델) 변호사. 30여 년간 법조인의 길을 걷고 있는 그에게 색다른 이력이 추가됐다. 바로 ‘지구와사람’ 대표다. 생태문명을 모색하는 사람들의 지식공동체인 ‘지구와사람’은 지구와 생명 중심의 사고로 지구와 사람이 조화롭게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조사하고 연구한다.

최근 펴낸 저서 「지구를 위한 변론」(232쪽/1만4800원/김영사)에는 자신의 삶을 행복으로 이끈 아름다운 행성 ‘지구’를 지켜야만 하는 간절한 변론을 담았다. 강 대표는 이 책에 올해로 설립 6년째에 접어든 ‘지구와사람’이 연구해온 지구법학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집약했다. 전 지구적인 생태위기의 실태와 역사를 짚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출현한 생태학, UN 중심의 성과들도 정리했다.

생태위기의 흐름 속에서 강 대표가 주목한 것은 지구법학이다. 강 대표는 “산업문명 속에서 인간만을 지구의 주인으로 인정하고 자연을 사물과 자원으로 취급함으로써 지금의 위기가 초래됐다”며 “이 위기를 바로잡고 더 크고 새로운 가치관을 구상하는 방법론이 바로 지구법학이다”라고 말했다. 지구법은 자연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게 근대법과 가장 큰 차이다.

책에서는 지구법학의 시작과 근대법과의 차이, 자연의 권리를 인정한 사례를 순차적으로 소개한다. 세계 최초로 구체적 자연물에 권리를 부여하는 법을 통과시킨 뉴질랜드의 사례와 국내 사례, 이와 함께 국내 지구법학의 현재도 짚는다.

책의 마지막 장 제목은 ‘한 사람이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다. 세계 곳곳에서 버려지는 쓰레기, 거대한 양의 탄소배출을 지켜보며 한 개인의 노력으론 지구의 위기를 절대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강 대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한 명의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구체적인 사례들 안에서 찾아낸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인간의 손을 거친 것이에요. 인간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인간이죠.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믿어야 해요. 그렇게 믿고 실천한다면 어느 한 순간에 세상이 바뀔 수 있습니다.”

보다 윤택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한 인간의 선택은 오히려 그러한 삶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가진 커다란 꿈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하는 강 대표. 그는 지구를 위한 의미있는 실천에 「지구를 위한 변론」이 동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기후위기의 역사와 원인, 대안까지 기후위기의 모든 것을 담은 이 책이 2022년 탄소중립 시대의 원년을 살아가는 데 교재이자 안내서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