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온 가족이 질병·장애로 고통받는 김하나씨 가정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1-10-19 수정일 2021-10-20 발행일 2021-10-24 제 3266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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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아픈 아이… “엄마가 미안해”
선천성 질환 앓는 두 아이 뇌병변으로 팔·다리 굳어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들어
부부의 건강도 좋지 않아 일용직도 그만둔 상황서 기초수급비와 수당으로는 치료비는커녕 빚만 늘어가

아프다며 울고 있는 둘째 다영이를 엄마 김하나씨가 꼭 안아주고 있다. 첫째 아영이도 동생을 달래주고 있다. 이들에게는 지금의 고통보다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더 힘들다.

“엄마… 아파… 힘들어.” “다영아, 곧 괜찮아질 거야. 엄마가 미안해.”

자녀의 고통을 부모가 대신 가져갈 순 없을까? 고통스러워하는 둘째 다영(5·가명)이를 꼭 껴안으면서 김하나(25·가명)씨는 생각한다. 그러나 슬퍼하고 있을 겨를이 없다. 가족 모두가 아픈 상황에서, 엄마라도 힘을 내야 한다. 이들에게는 지금의 고통보다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이 더 견디기 힘들다.

김하나씨 가족들은 모두 질병과 장애로 고통받고 있다. 다영이는 뇌병변 중증장애를 비롯해 뇌갈림증이라는 희귀난치성 질환을 안고 태어났다. 뇌병변으로 팔·다리가 경직되고 고관절과 양쪽 다리가 안쪽으로 휘어져 있다. 앉아있기도 힘들다. 고관절 탈골이 더 심해지면 수술을 해야 한다. 일반 영아에 비해 머리 크기가 작지만, 비용 문제로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다영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좋지 않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머리에 물이 찰 수도 있고, 발작이나 경련이 올 수도 있다고…. 병원에서는 입원 치료를 권유하는데, 치료비 부담이 크니까 선뜻 결정하기 어려워요.”

첫째 아영(8·가명)이도 고통을 안고 살긴 마찬가지다. 아영이는 뇌병변과 언어장애로 두 살 때 중복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팔·다리가 불편한 데다 신체 왼쪽 편마비가 있고, 평소 말을 잘 하지 못하고 침을 자주 흘린다. “학교에 가면 놀림 받을까 걱정이에요. 두 아이 모두 몸이 건강하지 못한데, 커나가면서 받을 마음 상처까지 생각하면….” 하나씨는 결국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제대로 된 치료를 제때 받도록 하는 것이 부모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이지만, 김하나씨 부부 사정은 녹록지 않다. 하나씨는 어린 시절부터 백내장을 앓고 있다. 한때 실명 위기에 처해 수술을 받았고, 이후에도 시력 저하가 계속되면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둘째를 출산하면서 심한 하혈로 임신중독증과 폐혈증이 왔다. 어느 정도 호전됐지만 아직 후유증이 있다.

남편 김병연(24·가명)씨와 시아버지도 건강이 좋지 않다. 병연씨는 만성 천식을 앓고 있어, 일상생활 중에도 천식 흡입기를 사용해야 한다. 가끔 호흡곤란이 있어 그나마 해오던 배달 일용직도 지금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체장애 1급인 시아버지마저 최근 간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김하나씨 가정의 수입은 정부에서 받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비와 아동수당, 장애수당이 전부다. 병원비 등으로 들어가는 지출이 점점 많아지고, 채무도 쌓여만 간다. 부채상환을 하느라 매월 생활비조차 부족하고, 그러다보니 빚은 점점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현재 네 식구가 거주하는 집도 월세방이다. 장애를 가진 두 자녀를 양육하기에 턱없이 좁은 공간인 데다,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기도 힘들다.

“우리 부부는 비록 몸이 아프더라도 아이들 생각하면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어요. 아이들이 걱정이에요. 이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깨끗하고 덜 힘든 환경에서 희망을 갖고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1년 10월 20일(수)~11월 9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