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의정부교구 노인사목부,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으로 노인 돌봄 사목 펼쳐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1-10-19 수정일 2021-10-20 발행일 2021-10-24 제 3266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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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문자 하나로 어르신들 삶에 온기 ‘가득’
70세 이상 신자들 대상 교황 말씀 발췌해 전송
지속적인 관심과 연락으로 심리적 어려움 해소 도와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백석동본당에서 노인 신자들에게 보낸 문자. 백석동본당 제공

‘안녕하세요? 홍 젬마 자매님. 힘든 상황에 처해있어도, 늘 하느님의 손길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신 루카 형제님. 노인도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자신을 새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의정부교구의 70세 이상 신자들은 매일 아침 안부인사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응원, 하느님의 손길이 함께한다는 위로의 말은 평범한 일상을 감사로 채울 수 있게 한다.

의정부교구 노인사목부(담당 변승식 신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노인 돌봄 사목의 일환으로 70세 이상 신자들에게 안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으로 교구 내 23개 본당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본당별로 문자를 받길 원하는 70세 이상 신자들을 모집하고, 봉사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과 세계 각국 80여 명의 노인들이 쓴 「세월의 지혜」에서 발췌한 문장을 매일 아침 노인 신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 책은 노인들이 삶의 경험에서 통찰한 지혜들을 담고 있다.

노인사목부 담당 변승식 신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노인 신자분들의 심리적 어려움이 증가했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돌봄이 지속적인 연락이라고 판단해 ‘안녕하세요?’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녕하세요?’의 목적은 지속적인 연락을 통해 궁극적으로 노인들을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것이다. 따라서 본당 사제, 담당 봉사자가 바뀌더라도 지속될 수 있도록 문자메시지 내용을 메뉴얼화해 배포하고 노인 신자 정보를 기록해 매달 회의를 통해 공유하도록 권하고 있다.

변 신부는 “공동합의적인 교회 운영을 모색하는 노력의 하나로, 교구와 지구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부분만을 협력하고 다른 모든 주도권은 각 본당 주임신부와 봉사자들이 쥐고 현장 중심의 사목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는 외로운 이들의 삶에 온기를 더하고 희망을 되찾게 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가족들에게, 그리고 사회에서 잊혀져가는 자신을 기억하고 안부를 묻는 짧은 문자 한 통은 실제로 노인의 삶을 조금 더 행복하게,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의정부교구 백석동본당 여성총구역장 한태희(아녜스)씨는 “코로나19로 집에서만 계시던 분들이 아침에 들리는 문자소리가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고 고맙다는 말씀을 하신다”며 “노인 신자분의 자녀분들도 저희가 보낸 문자를 보시곤, 감사인사와 함께 부모님을 좀 더 챙겨드려야 겠다는 말을 남기신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

변승식 신부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세대 간의 대립이 더욱 심각해졌고, 어르신들의 연륜과 지혜를 존중하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노인의 현재가 곧 나의 미래가 되기에 우리는 그분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해야 하며, 의정부교구는 ‘안녕하세요?’를 통해 그 여정에 동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