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공동합의적 교회는 하느님 백성 모두 함께 만드는 길

입력일 2021-10-12 수정일 2021-10-12 발행일 2021-10-17 제 326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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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합의적 교회를 위하여 : 친교, 참여, 사명’에 대해 논의하는 제16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주교시노드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 이번 주교시노드는 각국 교회 대표 주교 등만 참여하는 장이 아닌 전 세계 모든 가톨릭신자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이를 위해 2023년 10월까지 2년에 걸쳐 교구, 대륙, 세계 단계의 시노드를 진행해나간다. 한국교회 각 교구도 개막미사에 이어 교구별 시노드 여정에 돌입한다.

공동합의성은 하느님 백성 모두가 성령의 인도 아래 서로 경청하고 존중하며 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전망 등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교회의 시작 때부터 실천해온 삶의 방식이자 교회 운영 방식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공동합의성을 구현하는 여정, 함께 걸어가는 길 그 자체인 시노드에서 다루는 현안 또한 공동합의성이다. 왜 지금 다시 이 공동합의성에 대해 논해야 하는가. 두말할 것 없이, 그것이 교회가 나아갈 기본 방향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안팎에서도 지나친 성직 중심주의를 피하고, 동시에 평신도들이 보다 주체적으로 복음화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오랫동안 이어져왔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 백성 모두가 공동합의성을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주교시노드 여정을 본격적으로 이어나가면서, 교회가 하느님 백성 그 자체라는 것부터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활발하고도 솔직하게 대화에 나서는 주인공은 모든 하느님 백성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교회를 교황-주교-사제-부제 등으로 이어지는 교계 제도로만 생각하고, 평신도들은 순종하거나 협력하는 존재로만 이해한다면 공동합의성에 대한 논의와 실현은 요원하다. 하느님 백성, 교회 안에서 세례 받은 모든 사람은 공통적인 품위와 사명을 지니고 있음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