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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기도하는 평화의 사도,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회원들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21-10-12 수정일 2021-10-13 발행일 2021-10-17 제 3265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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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기도의 힘 믿기에 오늘도 성모님께 매달립니다
1917년 파티마 성모 발현 당시 성모께서 당부하신 말씀대로 
세계 평화·죄인들의 회개 위해 매일 묵주기도 이어 가고 있어
“하느님께 순명하는 겸손함과 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일 때 성모님께서 기뻐하실 것”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회원들은 ‘묵주기도하는 평화의 사도들’이다. 전쟁이 끝나도록 계속해서 묵주기도를 바치라는 성모님 말씀에 따라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매일 묵주기도 5단 이상을 바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한창인 지금도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은 “묵주기도를 멈출 수 없고,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매주 온라인 또는 정부 방역 수칙을 지키며 오프라인 기도모임 등을 통해 묵주기도를 이어 가고 있다. 묵주기도 성월을 맞아, 매일 기도와 희생으로 자신을 봉헌하는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회원들의 활동 속으로 들어가 본다.

■ 코로나19에도 방역 수칙 지키며 묵주기도

“묵주기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환희의 신비를 바치겠습니다.” 10월 8일 오후 2시, 성체 현시 30분 후 부산 우암동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한국본부(이하 한국본부) 2층 경당에서는 묵주알을 돌리는 소리가 났다. 고요한 가운데 정부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모인 신자들은 천천히 묵주기도 5단을 바쳤고, 묵주기도 후에는 한국본부 부본부장 신동규 신부가 주례하는 미사에 참례했다. 이날 이들이 묵주기도를 포함해 성모님께 매달리며 하느님께 의탁한 시간은 2시간30분여, 이곳에서는 매주 금요일과 월요일 이 같은 성체 조배와 묵주기도, 미사 봉헌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9월 30일 한국본부 지하 경당에서는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묵주알을 돌렸다. 목요일마다 오후 8시면 온라인으로 묵주기도 5단을 같이 바치고 있는 이들은 이날 특별히 성체성사로 오실 예수님과 하나되기 위해 성체 조배를 하며 자신들의 몸과 마음을 성전으로 가꿨다. 묵주기도를 정성껏 바친 후에는 미사를 봉헌하며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 코로나19 종식과 청년 등을 위해 기도했다. 또 예수님께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 성모상 앞에 봉헌하기도 했다.

■ 묵주기도하는 평화의 사도들

‘묵주기도하는 평화의 사도들’은 1917년 포르투갈 작은 마을 파티마에서 발현하신 성모님 말씀을 따르는 이들이다. 당시 성모님께서는 루치아와 프란치스코, 히야친타라는 세 어린이 앞에 나타나 “매일 묵주기도를 계속해서 바쳐라”라고 당부하셨고, 그렇게 하면 전쟁이 끝나 세상에는 평화가 오고 죄인들은 회개할 것이라고 하셨다. 그 말씀에 따라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회원들은 지금도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고 있고, 현재는 전 세계를 고통 속에 빠뜨린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도 묵주기도를 하고 있다.

10월 6일과 7일 한국본부는 파티마의 성모 발현 104주년 폐막 전야 기도회와 104주년 10월 발현 기념 미사를 각각 거행했다. 회원들은 온·오프라인으로 기도에 함께했다. 8일에는 국제본부가 온라인 모임을 마련해 세계 각 본부 대표들이 같이 묵주기도를 바치기도 했다.

회원들이 이렇게 꾸준히 묵주기도를 이어 가는 이유는 파티마 성모님께서 강조하셨듯이 묵주기도를 바치면 그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 파티마 성모님 발현을 목격한 세 어린이 중 한 명으로, 수녀가 된 루치아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동정 마리아께서는 묵주기도에 새로운 힘을 부여하셨다”며 “우리 각자의 삶, 가족의 삶, 수도 공동체의 삶, 나아가 국가적 차원에서 생기는 문제들 중 묵주기도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국본부 본부장 이한택 주교도 10월 6일 파티마의 성모 발현 104주년 폐막 전야 기도회에서 “코로나19 사태로 모두가 어려워하고 힘겨워하고 희망을 잃어 가고 있지만, 세 어린이들처럼 우리가 성모님께 매달리며 묵주기도를 바치면 코로나19 사태뿐 아니라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성모님께서 ‘결국 내 티 없는 성심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하신 말씀을 믿고 기도를 바치면서 이 시대를 용감하게 살아가자”고 권고했다.

■ 어린아이와 같이 겸손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렇다면 파티마 성모님은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 등을 위해 묵주기도를 어떻게 하라고 말씀하셨을까. 한국본부 부본부장 신동규 신부는 “성모님께서는 매일 묵주기도를 바치라고 하셨다”며 “매일 충실히 꾸준하게 1단, 5단이라도 정성껏 바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신 신부는 성모님이 어떠한 지도자나 권위자 등이 아닌 가장 겸손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성모님 말씀을 듣고 믿고 이를 바로 실천할 세 어린이들에게 나타나신 점을 언급하며 “우리도 하느님께 순명하는 마음, 성모님 말씀을 듣는 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임할 때 성모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신 신부는 무엇보다 “묵주기도로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그저 묵주를 돌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지만 성모님을 통해 하느님이 이를 받아 주신다면 그분은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이 중요하고, 그래서 성모님께서는 겸손한 사람만이 묵주를 들 수 있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 어려운 시기, 묵주기도 더 절실

이 같은 묵주기도는 코로나19 등으로 어렵고 힘든 지금 같은 시기, 그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10월 7일 한국본부 2층 경당에서 파티마의 성모 발현 104주년 기념 미사를 주례한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는 “회원들은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 통일, 죄인들의 회개, 코로나19 종식을 지향으로 기도하고 있다”며 “104년 전 성모님께서 당부하신 그때 그 기도가, 오늘 역시 똑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별히 손 주교는 코로나19 상황을 언급하면서 “성모님의 전구로 틀림없이 끝날 것이고, 우리는 이를 위해 먼저 기도, 회개, 희생, 보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본부 윤경숙(소피아) 회장도 “지금 같은 때에 사람들 손에 휴대폰만 들려져 있고 여럿이 모이지 못해 개인도, 가정에서도 마음이 많이 메말라 있고 사랑을 나누기 쉽지 않다”며 “성모님께서 묵주기도할 때 평화를 주신다고 하신 것처럼 우리는 평화를 만들고 사랑을 나누기 위해 묵주를 손에 들고 같이, 특히 가정에서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은…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은 2005년 10월 7일 교황청이 공식 승인한 국제 신심 단체다. 전 세계 110여 개국 2500만여 명, 한국에서는 16만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매일 죄인들의 회개와 세계 평화를 위해 묵주기도를 바치며, 일상생활에서 죄인의 회개를 위해 희생한다. 또 성모 마리아께 자신을 봉헌하는 표시로 매일 스카풀라를 착용한다.

한국본부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묵주기도가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유튜브 채널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한국본부’ 등을 통해 ‘셀 기도 모임’ 등을 중계하고 있고, 가정에서부터 성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가정마다 돌아가며 성모상을 모시고 묵주기도를 봉헌하는 순례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의 051-646-3746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한국본부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