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앙 드망즈 주교 지음/정진주 옮김/635쪽/비매품/대구가톨릭대학교 영남교회사연구소·한국가톨릭신학학회 초대 교구장으로서의 삶에 깃든 인간적 고뇌 고스란히 주교 임명 받은 1911년부터 부모님께 부친 편지들 모아 교구 기초 마련한 과정 비롯한 주교로서의 활동과 속내 담겨
드망즈 주교는 사목 표어인 ‘신뢰하고 일하라’(Confide et Labora)를 실천하면서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교구 제1주보인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모든 것을 의탁했다. 특히 이번 책에는 드망즈 주교가 영성의 두 축으로서 성모님과 함께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소화 데레사)에게 전구를 청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소화 데레사 성녀와 드망즈 주교님은 동시대 사람이었다”고 언급한 영남교회사연구소장 김정희 신부는 “드망즈 주교님은 성녀의 언니 수녀님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구의 중요한 일 앞에서 성모님과 성녀께 전구했음을 밝혔다”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또 “1918년 서신에는 스페인 독감 확산을 걱정하고, 1919년 편지에는 3·1운동에 대해 부모님께 알리는 부분도 살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20년 드망즈 주교가 미국과 캐나다를 돌며 펼쳤던 모금활동 후 “다시는 안 가겠다”며 부모님께 인간적 고통을 드러내는 부분 역시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교구민에 대한 사랑, 그중에서도 신학생들에 대한 애틋함도 확인할 수 있다. 정진주 교수는 번역 과정에서 드망즈 주교가 힘든 와중에도 기꺼이 십자가를 짊어지는 모습들이 감동적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젊은 시절부터 한국에 온 주교님께서 나이 들고 편치 않은 상황이 되어서도 오직 교구만 생각하고 온갖 고생을 도맡아 하시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며 “그에 비해 우리는 편안함 속에 신앙생활에 소홀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회개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의 053-660-5233 대구가톨릭대학교 영남교회사연구소(평일 오전 9시~오후 5시)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