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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가톨릭대 25주년 심포지엄 ‘치유, 미래사회 안에서의 생명’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1-09-28 수정일 2021-09-28 발행일 2021-10-03 제 3263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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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참 기쁨 주는 치유공동체 돼야”
연민 어린 현존의 개념을
영적 돌봄의 핵심으로 풀이
과학이 신앙 영역 침해하는
부정적 현실 진단하고 경고

인천가톨릭대학교가 개교 25주년을 기념해 9월 15일 온라인으로 마련한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박준양 신부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인천가톨릭대학교 제공

인천가톨릭대학교(총장 송태일 신부)는 개교 25주년을 맞아 9월 15일 ‘치유, 미래사회 안에서의 생명’을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열었다. 온라인으로 생방송된 이번 심포지엄은 ‘그리스도교 생명문화 창출’이라는 인천가대 교육이념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존재의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음을 밝히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발표1 ‘치유하는 연민 어린 현존’(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 명예교수 용진선 수녀)과 주제발표2 ‘예술이 주는 영혼의 자유’(중국 중앙미술학원 왕춘천 박사)는 인천가대 송도국제캠퍼스에서, 주제발표3 ‘인간과 지구를 치유하기 위한 계시의 책 두 권’(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데니스 오하라 명예교수)과 주제발표4 ‘치유의 신학: 그리스도론적 성찰’(가톨릭대 박준양 신부)은 강화캠퍼스에서 진행됐다.

용진선 수녀는 ‘연민 어린 현존’의 개념을 “단순하지만 강력한 영적 돌봄이고, 영적 돌봄의 핵심이자 기본”이라며 “영적 돌봄은 연민 어린 현존에서 시작되고 이는 온전한 치유를 가져올 수 있다”고 풀이했다.

왕춘천 박사는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에 대응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해 예술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왕 박사는 “예술은 사회를 통합해 조화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예술에 관한 인식은 곧 인간에 관한 인식이며 다양한 예술을 접하는 것은 곧 다양한 세계를 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예술에 대한 다양한 가치를 접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관대하게 현 시대적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되고 예술을 통해서 더욱더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데니스 오하라 명예교수는 인간과 지구를 치유하기 위한 계시의 책 두 권으로 성경과 ‘창조’(Creation)를 제시했다. 성경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경전으로 삼고 있는 책이며 창조는 하느님이 역사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또 다른 장인 피조물의 세계다. 논평을 맡은 송용민 신부(인천가톨릭대 교수)는 오하라 교수가 ‘책’으로 표현한 창조를 “오늘날 인간중심주의로부터 지구중심주의, 생태학자 토마스 베리 신부의 표현을 따른다면 ‘생태대’(Ecozoic Era)를 살아가야 하는 인류에게 필요한 비전을 제시해 준다”고 해석했다.

박준양 신부는 마지막 주제발표에서 “과학기술의 힘과 능력이 이제는 전통적인 신앙 영역을 넘어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 즉 과학기술만능주의를 불러일으켜 전파하는 부정적 영향을 체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 신부는 이와 같이 현대사회를 진단한 뒤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진리의 빛에 조명된 인간의 참된 기쁨을 선사하는 치유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