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제2대리구 서판교본당, 선정한 5곳 업체서 쓸 수 있는 ‘함께해요 1만 원 쿠폰’ 판매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1-09-28 수정일 2021-09-28 발행일 2021-10-03 제 3263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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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상공인 돕는 우리 본당만의 방법 알려드려요
신자들 관심에 상인들 ‘활력’

서판교본당 제분과위원회 김영규 위원장(왼쪽) 안내로 본당 신자들이 소상공인 돕기 쿠폰 판매대에 후원하고 있다.

제2대리구 서판교본당(주임 김동진 신부)에 ‘함께해요’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내 소상공인들을 위한 ‘서판교성당과 함께해요 1만 원 쿠폰’ 발행 덕분이다.

지난 9월 4일부터 5개 업체를 선정해 각 업체당 100장씩 쿠폰 발매에 들어간 본당은 12일 만에 500장이 모두 판매되는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쿠폰 구입 외에 후원금도 보태졌다.

쿠폰 발행은 코로나19로 침체된 본당 공동체에 ‘힘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나눌 수 있다’는 나눔의 정신을 통해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새로운 활력과 의욕을 불어넣고 있다.

본당이 쿠폰 발행을 기획한 것은 지난 7월 말이다. 김동진 신부가 ‘코로나19 장기화 시기에 어떻게 하면 본당 공동체가 지역 사회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견을 내면서다. 이에 제분과위원회(위원장 김영규)가 구체적인 방안 찾기에 나섰다.

먼저 본당 관할 지역 내 소상공인이면서 신자, 비신자를 포함해 운영이 어려운 분을 후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직접적인 현금 지원보다 쿠폰을 발행해 매출 및 홍보에 도움을 주는 쪽으로 지원 방법을 정했다.

업체 선정 과정은 깐깐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 상점은 제외됐고, 1~2인이 운영하는 가게 면적 33㎡ 이하 규모가 우선 대상이 됐다. 구청과 지역 상가번영위원회 등의 조언을 받아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았다.

봉사자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두 주간 동안 지역 소상공인을 조사하고, 직접 발품을 팔아 방문해 본 후 실사 조사서를 만들어 작업을 진행했다. 업주 의견도 최대한 반영했다.

발행된 1만 원 쿠폰은 3개월 유효 기간에 액면 금액 이상 사용해야 하고, 현금으로 교환되지 않도록 했다. 해당 업체에는 쿠폰 100장씩을 배정해서 그 금액만큼 선지급했다. 쿠폰 회수가 안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휴대전화에 끼워 소지할 수 있도록 명함 정도로 쿠폰 크기를 맞추는 등 세세한 부분도 신경을 썼다.

코로나19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인 상황에서 쿠폰 발매는 큰 고심거리였다. 직접 판매, 직접 배송도 어렵기에 소공동체를 통해 각 지역에 내용을 공지하고 성당 1층에 무인판매대를 설치했다. 미사 참례 신자 수가 적을 수밖에 없어 우려했지만, 무인판매대 효과가 더 컸다.

제분과위원회 위원장 김영규(클라라)씨는 “쿠폰 발매가 제대로 이뤄질지 반신반의했는데 호응이 놀라웠다”며 “힘든 처지를 함께 이겨내고자 하는 신자들의 관심과 마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선정 업체들은 ‘실질적인 도움에 감사하다’는 반응이다. 곰탕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선주씨는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가톨릭교회에서 관심 가져 주시고 도와주셔서 한결 도움이 된다”며 “입소문을 통한 홍보 효과도 있어서 본당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본당은 10월 중으로 선정 업소를 달리해 2차 쿠폰 발행 준비에 들어간다. 소상공인을 돕는 이 작업은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김동진 주임 신부는 “서판교본당 공동체가 이번 쿠폰 발행을 기회로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따듯한 공동체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