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전 천안불당동본당, 친환경 세제 성당서 판매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1-08-17 수정일 2021-08-18 발행일 2021-08-22 제 325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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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키는 마음 ‘알맹이’만 팝니다
불필요한 포장 없이 신자들 각자 용기에 담아가
상점 수익금으로 종량제 쓰레기 봉투 나누기도

천안불당동본당 알맹이 상점의 모습. 신자들은 각자 작은 용기를 가져와 원하는 만큼 세제를 구입한다. 천안불당동본당 제공

대전교구 천안불당동본당(주임 맹상학 신부)에는 알맹이 상점이 있다. 커다란 통에 담긴 천연세제를 알맹이만 판매한다. 세제가 필요한 신자들은 각자 집에서 작은 용기를 가져와 필요한 만큼 담아간다. 쓰레기가 전혀 나오지 않게, 그야말로 알맹이만 판매한다.

성당 게시판에는 매달 다양한 실천을 알리는 생태환경영성 프로그램 포스터가 붙어 있고, 커다란 배너에는 ‘지구 쓰담쓰담’이라고 적혀 있다. 본당 신자들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생태환경전문가들이 되어가고 있다.

본당 알맹이 상점이 문을 연 건 지난 5월부터다. 2021 지구 살리기 캠페인을 활발하게 진행하던 중 본당은 불필요한 포장 없이 알맹이만 판매하는 ‘제로웨이스트 샵’, ‘리필 스테이션 샵’을 운영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무엇이든 구입하면 항상 과대 포장으로 인한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쏟아지곤 하는데, 생태환경운동의 첫걸음은 이런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에서였다.

본당 사회복음화분과장 박덕희(세실리아)씨를 중심으로 우선 주방세제부터 판매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친환경 세제 판매 업체를 신중하게 골랐다. 대용량 20리터를 구매해 성당 로비에 무인 판매대를 열었다. 업체에서 받은 친환경 인증서도 액자에 넣어 전시해 신뢰도를 높였다.

신자들이 귀찮게 용기를 들고 와서 사갈까 하는 의문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각자 필요한 만큼 용기를 들고 와서 담아가고 여기 저기 선물로 준다며 사갔다. 신자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본당 사목자의 지지에 더해 천안과 대전 지역의 여러 본당에서 세제 구입과 운영 방법을 문의해 오기도 했다.

알맹이 상점의 이 같은 성공적인 운영은 평소 본당의 생태적 활동에 힘입은 바가 크다. 본당은 특히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맞아 교육 및 사회복지와 함께 생태환경 활동을 3대 영성 프로그램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생태환경분과는 매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실천하고 있다. 1월부터 시작해 매달 소소한 일상 속에서의 실천으로 지구살리기 환경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8월의 실천사항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로 정하고, 알맹이 상점 수익금으로 전 신자에게 종량제 음식 쓰레기 봉투 1리터 짜리 한 묶음씩을 나누기도 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