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하)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08-17 수정일 2021-08-17 발행일 2021-08-22 제 325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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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애 통한 전교’ 실천하며 세상과 소통
해외 각지에도 수도회 진출
순교 영성 전파와 실천 앞장

2021년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종신 서원식에서 종신 서원 대상 수도자들이 서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제공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는 창설자 방유룡 신부의 뜻에 따라 순교자들을 현양하고 형제애를 통한 전교를 실천하고자 노력해 왔던 활동 영역을 해외로 넓혀갔다.

수도회는 2006년 11월 21일 당시 마카오교구장 호세 라이훙셍 주교 요청에 따라 사제를 파견한 뒤, 2011년 2월 23일에는 마카오교구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수도원을 설립하고 라이 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거행했다. 이는 성 김대건 신부가 수학했던 장소에 수도회 영성을 위한 새로운 신앙의 씨앗을 뿌린 것이라 그 의미를 더했다.

같은 해 10월 12일에는 필리핀에 외국인 수도자들을 위한 국제양성소인 성 로렌조 루이스 양성소, 2014년 5월 23일 성 페드로 칼룽소드 양성소 축복식을 열었다. 이듬해에는 동티모르 딜리교구에 수도회 회원들이 진출했으며, 2016년 5월 23일 레퀴도에(Lequidoe) 공소에 세바스티아운 고메스 수도원(현 동티모르 순교복자수도원)을 설립했다. 공소는 2018년 준본당으로, 지난해 8월 30일에는 본당으로 승격했다. 수도회는 현재 본당 사목과 함께 산하 고등학교 운영에 힘쓰고 있다. 이외에도 2016년 프랑스 르망교구에 성 시메온 프랑수아 베르뇌 장경일 수도원을 설립해 사제를 파견할 뿐 아니라, 일본 나가사키·페루 카라바이요(Carabayllo)교구에도 회원을 파견해 현지인 사목을 진행하고 있다.

수도회는 국내 순교자들을 조명하고 이를 현양할 수 있도록 학술적인 조명에도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를 위해 2012년 10월 15일 발터 카스퍼 추기경을 비롯한 국내외 저명한 학자들을 초빙해 제1회 순교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은 2014년과 2016년에도 각각 순교의 철학적 고찰, 순교의 교회사적 고찰을 주제로 이어갔다. 2018년에는 국내 청년들을 대상으로 전북 익산 나바위성지에서 순교자들의 삶과 신앙 그리고 수도회의 영성을 나누는 ‘제1회 청년 순교자 축제’도 열었다. 이 밖에도 수도회는 순교에 관한 국내 학술 심포지엄들을 꾸준히 열고 있다.

형제애를 통한 전교라는 창설자 방 신부의 영성을 실천하고자 수도회는 해외 수도자에게도 문을 열었다. 수도회는 2009년 10월 17일 첫 외국인 수도자 입회를 시작으로 현재 베트남, 동티모르, 필리핀에서 수도자들이 입회해 함께 생활하고 있다. 2010년에는 평신도가 중심이 돼 수도회 영성을 실천하는 ‘제3회’를 창립, 2018년 첫 종신 서원자를 배출했다. 2011년부터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을 위한 사도직 활동 ‘띠앗머리’를 시작, 남북한 청년들의 형제애를 쌓는데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수도회는 또한 사목적 도움이 필요한 공소에도 관심을 기울여 2011년 전주교구 심원공소에 성 손선지 베드로 수도원을 설립하고, 2017년부터는 전북 고창 개갑장터순교성지를 위탁, 관리해오고 있다.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땅의 순교자들을 현양하고 형제애를 통한 전교를 위해 연대의 그물을 넓혀가고 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