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예술 통해 이웃 사랑 바라볼 수 있게 되길” 종교적 삶 아닌 현실 주제로 신앙과 삶의 괴리 작품에 녹여 퓰리처상 받은 사진 모티브로 성경 구절과 연결 지어 표현
“예수님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모두를 강조하셨는데, 우리는 이웃 사랑을 너무 등한시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가톨릭청년미술가회 부회장 주동현(마르티노·31) 작가는 금속공예 작품을 통해 현실 안에서 마주하는 이웃들의 모습과 그 이웃을 향한 사랑의 메시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주 작가는 7월 21일 갤러리1898에서 전시회를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갤러리1898이 한 주간 임시휴업에 들어가면서 11월로 전시회가 잠정 연기됐다. 이번 전시를 위해 준비한 작품의 주제는 ‘성경 속의 종교적 삶이 아닌 현실 속의 삶’이다. 그는 신앙인들도 현실에서 잔인한 폭력성이 나오는 모습을 보며 신앙과 삶의 괴리감을 작품 속에 녹여냈다. 작품은 퓰리처상을 받은 사진을 모티브로 성경 구절과 연결 지었다. 예를 들어 성모자상 같아 보이는 작품은 에티오피아의 굶주린 어머니와 아이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고 만든 것이다. 종교의 성스러움과 현실의 고통스런 모습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이렇듯 주 작가의 작품은 종교를 주제로 하지만 철학적 사고가 바탕에 깔려있다. 그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꼼플루텐세대학에서 철학학부 종교연구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 원래 주 작가는 주얼리 디자이너가 꿈이었지만 대학교 3학년 때 스페인 여행을 하던 중 가우디성당의 매력에 빠져 종교 예술로 방향을 바꿨다. 그는 종교 예술로 방향을 결정한 후 종교의 기본이 철학이라 생각해 이 교육 과정을 거쳤다. “스페인어로 철학을 공부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았어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여행 가이드도 병행했죠. 참 어렵게 배웠지만 그래도 이제는 철학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 것 같아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까요.” 올해 서울과학기술대학 금속공예디자인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시작한 주 작가는 이러한 철학적 사고의 연장선에서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그는 인간이 가진 고유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작품도 3D 프린트가 뽑아냅니다. 아주 정교하고 오차가 없죠. 하지만 인간은 작품을 만드는 순간마다 사유를 하며 재료와 교감을 이어갑니다. 불완전하지만 이러한 과정 자체가 인간적인 속성이라고 생각해요.”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