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현희씨는 2017년부터 일회용품 없는 카페 ‘얼스어스(Earth us)’를 운영하고 있다. 일회용 컵·포장용기·빨대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이냅킨도 손수건으로 대체하고 있다. 주방에서도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다. 원두도 환경과 세상에 관심을 두는 기업을 찾아 납품을 받고, 최근에는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음료도 판매하고 있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가게. 처음에는 조금의 불편을 감수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카페영업에서는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많은 이들이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에 “굳이 왜?”라는 반응을 보였다. 카페가 ‘디저트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디저트 포장이 불가능한 점에 관해 항의하는 손님도 많았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일회용품 비사용은 매출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배달 없이는 매출을 유지하기 어려웠지만, 일회용품 없이는 배달이 불가능했고 일회용품 비사용에 감염 우려를 표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길씨는 “일회용품을 쓰면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데, 어려운 실천을 하면서 비난도 받아야 한다는 것이 힘들 때가 많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길씨는 “일회용품 거부는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길씨는 “인간과 환경, 지구는 유기적이고 지구의 오염에 내가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구를 위한 이타적 행동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나를 위한 이기적 행동”이라고 말했다.
길씨는 「찬미받으소서」를 읽으면서 “지구가 정말 많이 아프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환경에 관한 실천을 하면서도 환경 문제가 다음 세대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세대의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찬미받으소서」를 읽으면서 종교가 믿는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종교가 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세상을 위한 믿음(신앙)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아직 다 읽어보지 못했지만, 꼭 전문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 폐마스크로 의자 만든 김하늘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