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사<燕行使> 필수 코스였던 천주당, 신앙 전달의 다리를 놓다 조선 외교사절단 ‘연행사’ 서양 과학기술 접하는 창구로 천주당 찾아 선교사들과 교류 한국교회 첫 영세자 이승훈도 연행사 일원으로 북경 방문
조선 연행사(燕行使)가 본 북경의 성당들은 그야말로 신세계이고, 별천지였다. 서양의 신기한 문물로 가득찬 성당은 뒤이어 파견되는 연행사의 인기 만점 견학코스가 됐다. 그들은 북경의 성당에서 누구를 만나 무슨 이야기를 했고, 무엇을 체험했으며, 어떤 문화충격을 받았을까? 연행사의 성당 방문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먼저 동서남북 네 곳에 성당이 있었던 청나라 수도 북경부터 살펴보고 연행사의 흔적을 따라가 보자.
■ 북경과 동서남북 천주당은 어떤 곳? 마테오 리치를 선두로 중국에 속속 입국한 서양 선교사들은 북경을 천주교 전파의 본거지로 삼았다. 그들은 황제부터 선교하고자 북경에 들어와 흠천감에서 일하면서 자명종, 세계지도, 혼천의 등으로 황실의 환심을 사고 중국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선교사들이 성당을 지어 거주하면서 서양의 과학과 문물을 소개하자 북경은 자연스럽게 지식과 정보가 넘쳐 나는 세계도시가 됐고, 동서 문화교류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명나라 말기 북경에 남당(南堂)이 세워진 이후 청나라는 동당(東堂), 북당(北堂), 서당(西堂)을 차례로 창건했다. 성당 건립에는 황제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총애하는 선교사들이 성당을 지어 전교의 터전을 마련하고 세를 확장할 수 있도록 땅을 하사했기 때문이다. 동당은 순치제가 2명의 선교사에게 하사한 땅에 세워졌다. 북당도 강희제가 자신의 학질을 고쳐 준 폰타네(Jean de Fontaney, 洪若翰) 신부에게 하사한 땅에 건립된 성당이다.이현주(마리아 막달레나) 아시아천주교사연구회원·서강대 사학과 박사과정,서강대 종교학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