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자수의 맥 이은 한상수(1932~2016) 선생 정신 따른다 자수 유물들 모아 분석하면서 한국 전통 자수 복원에 헌신 9월 13일까지 ‘길상동물을 만나다’ 성북선잠박물관에도 10월 3일까지
서울 성북동 한상수자수박물관에는 19세기 초에 순교한 것으로 추정되는 서양 선교사의 혈흔이 묻은 제의와 영대가 보관돼 있다. 자수를 통해 한국의 전통을 지키고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친 국가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 기능보유자 고(故) 한상수(마리아·1932~2016) 선생이 수집한 것이다.
한 선생은 1970년대부터 전국을 돌며 자수 유물들을 모아 분석하면서 기법들을 복원하기 시작했다. 그때 우연히 이 제의를 발견했다. 한 선생의 딸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 이수자 김영란(수산나) 한상수자수박물관 관장은 “독실한 신자였던 어머니 영향으로 가족 모두가 신자”라며 “어느 작품 못지않게 이 제의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도 불교처럼 중앙박물관을 만들어 중요한 유물들을 한 곳에 모아 보존하고 신자들에게도 전시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 제의는 2018년 대만 세계종교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제주에서 태어난 한 선생은 17세에 상경해 자수를 배웠다. 1963년에는 자수공방인 ‘수림원’을 세워 한국 자수의 역사와 문양, 기법, 용어 등을 정리하며 전통 자수의 이해와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1981년에는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