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신앙에세이] 그리스도적 선한 영향력 ‘하다’ / 장현주

장현주(마리아·제1대리구 영통성령본당)
입력일 2021-07-13 수정일 2021-07-13 발행일 2021-07-18 제 3254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코로나19는 많은 것을 멈추게 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이웃과 나누었던 따스한 인사말도, 친구를 바라보는 관심어린 눈빛도. 물론 성당 활동과 대건청소년회 봉사 활동도 멈췄다. 몇 달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절망의 1년 속에 묻혔으며, 이제는 예전의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걱정이 현실처럼 다가왔다.

‘어떻게 하면 현재의 상황 안에서 아이들과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며 그리스도적 가치가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던 중 바이러스로부터 자신만을 보호하려는 이기심과 편리함으로, 무심코 사용된 일회용품들로 인해 지구가 병들어 가고 있다는 진실과 마주하게 됐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화학약품으로 이루어진 의약품과 미세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일회용품 배출이 해양과 식물을 오염시키고 오염된 해양생물과 식물은 결국 인간에게 되돌아온다는 불편한 진실도 접하게 됐다. 지구가, 우리가 병들어 가는 모습을 주님이 보시기엔 어떠했을까? 지구와 환경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도 결국엔 나와 이웃을 사랑하고 아끼는 선한 실천이 아닐까? 내가 아이들과 환경 캠페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세계 곳곳에서 환경보호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생태 회칙 「찬미 받으소서」 선포와 지구를 위한 「지구를 위해 “하다”」 실천교리 책이 발간됐음을 알게 됐다. “~하다를 하라.” “지구를 사랑하라, 사랑을 실천하라.” 실천하는 것이 내게 한 것이니라. 가장 소외받고 함부로 대했던 지구환경이 주님이며 지구환경을 사랑하고 보살피는 것이 주님한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듯했다.

우리는 의약품 분리배출 캠페인,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 수세미 대신 천연제품 사용 캠페인, 환경정화 캠페인,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Zero waste 캠페인 등을 기획하고 실천했다. 불편하지만 용기 있는 ‘하다’를 통해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참 그리스도인이 되어 가고 있음을 느꼈으며, 우리의 캠페인 활동에 동참하며 응원해 주는 이웃의 모습에서 선한 영향력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것만이 그리스도적 봉사가 아니라, 아름답게 가꾸어 후손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는 것도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적 봉사라고.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스스로 찾으라고. 용기 있게 실천하는 우리 행동이 이웃에게 그리스도적 선한 영향력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잠시 멈춘 코로나19 시대를 통해 주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가 아닐까?

오늘도 지구를 사랑하는 ‘하다’를 용기 있게 실천하는 나의 친구들, 대건청소년봉사단 아이들, 나의 가족들을 보며 그리스도적 사랑이 함께 머물러 있음을 느낀다.

장현주(마리아·제1대리구 영통성령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