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많은 신자들에게 복음의 기쁨을 전달하고 싶었던 김 신부는 펜을 들었다. 그렇게 매달 한 편씩 생활성서에 글을 기고한지 5년. 복음이 지닌 본래의 신명을 알려주는 60여 편의 글이 모였다.
“5년 동안 쓴 글 중에서 신앙생활의 핵심이 될 만한 내용들을 추려 책을 내게 됐습니다. 그 글들을 대림, 사순, 부활, 연중시기, 성탄 등 전례력에 따라 묶었죠. 교의신학을 전공하고 삼위일체 문제에 천착했는데 결국 다 쓰지 못한 논문을 대신해 이 책을 내야겠다 싶었습니다.”
김 신부는 이 책을 통해 성경 속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가져올 수 있게 안내한다. 예를 들어 마리아의 이야기는 모든 어머니들의 역사라고 설명하는가 하면, 하느님 아버지는 우리들 안에 살아 계시기에 성호경이 예수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전한다. 또한 내가 있는 자리에서 신앙의 의미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 방법도 안내한다.
“갑자기 닥친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놨지만 뜻밖의 소득도 있었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공존의 의미를 상기하게 됐고, 가난한 이들과 생태환경에 대해 전보다 더 관심을 갖게 됐죠. 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좋은 삶이 무엇인지 보여줌으로써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김 신부의 글을 관통하는 주제는 ‘우리는 이미 하느님 나라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느님은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 모두 복되게 해주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김 신부는 강조한다.
“삶은 악전고투해서 쟁취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우리는 이미 이긴 상태에서 삶을 시작한 것이죠. 그 점을 잊지 말고 감사하며 기쁘게 삶을 꾸려나가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