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부산교구 신호철 주교 서품] 이모저모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이소영 기자 lsy@catimes.kr,박민규
입력일 2021-07-06 수정일 2021-07-06 발행일 2021-07-11 제 3253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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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기대 안고 새 주교 위해 기도… “소통과 쇄신” 당부도
오랫동안 기다려온 경사에 각계각층 모여와 환호 보내
입장 못한 신자도 한마음으로 
부산교구민 화합의 기회이자 교회 쇄신의 계기 되길 기도

6월 29일 부산 주교좌남천성당에서 거행된 신호철 주교 서품식 중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왼쪽),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오른쪽)와 함께 제대 앞에 선 신 주교가 장엄강복을 하고 있다.

6월 29일 주교좌남천성당에서 부산교구 신호철 보좌주교의 주교 서품식이 거행됐다. 서품식 거행을 기다리는 신자들의 표정은 설렘과 기쁨으로 가득했다. 코로나19 탓에 여느 때처럼 많은 신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축하인사를 건네진 못했지만, 성당에 들어가지 못한 신자들은 성당 앞마당과 성모상 앞 등 곳곳에 흩어져 두 손 모아 기도하며 축하인사를 대신했다. 환희와 은총으로 가득했던 신호철 주교 서품식 현장을 담아본다.

“명석하고 인자한 사목자”

◎…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을 공부한 신 주교는 한국에 돌아와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후학 양성에 힘썼다. 이날 서품식에는 교수 시절 신 주교를 기억하는 신학생들도 자리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과 4학년 졸업 후 모라토리움(신학생 현장 사목 실습) 중인 조원석(아론) 신학생은 “주교님께 전례학을 배우며 앞으로 하게 될 사목 활동의 기준을 세울 수 있었다”며 “앞으로 주교님께 순명하고 더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주교의 가족들도 기쁨의 순간을 함께하며 그와 함께했던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여동생인 신선아(로사리아·부산 못골본당)씨는 “제가 기억하는 오빠는 모범생이고 부모님 말씀 잘 따르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존경받는 그런 분이셨다”며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시게 될 테니 주교님의 건강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주교의 사촌 누나인 신봉내(안나·대구대교구 경주 성동본당)씨는 “어려서부터 머리가 좋고 영리해서 다른 직업을 권했던 가족들도 있었지만, 주교님 어머니의 깊은 신심이 주교님을 사제로 이끌었다”고 전했다.

신 주교의 출신본당인 부산 문현본당의 주임이었던 김승주 신부(원로사목자)도 신 주교에 대한 특별한 소회를 전했다. 김 신부는 “얼굴도 멋진 데다 기타를 잘 치니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인기 많은 신학생이었다”며 “인자하고 부드러운 사목자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사목자의 길을 걷고 있는 신 주교의 모습을 보니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신자들의 바람

◎… 부산교구민에게 신 주교의 서품은 경사스럽고 기쁜 일이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품식에는 400여 명만이 참례했지만, 신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새 보좌주교 탄생을 축하했다.

서품식에 참례하지 못한 신자 한 명 한 명이 전하는 축하는 기도 안에 담겨 미사참례와 성체조배 9만5008회, 희생봉사 15만8347회, 묵주기도 47만5040회, 화살기도 95만80회, 십자가의 길 6만3339회의 영적예물로 봉헌됐다.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최재석(요한 사도) 회장은 “부산가톨릭대학교에서 교수로 후학양성에 힘쓰셨던 주교님께서 지난 경험들을 사목현장으로 가져와 훌륭한 주교님으로 교구민들과 함께하시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교구 여성연합회 배미자(데레사) 회장은 “성모님의 겸손을 닮은, 복음 선포의 열정을 가지신 주교님이 되시길 바란다”며 “교구장 주교님과 함께 우리 부산교구를 더 활기차고 안정적으로 성장시켜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배 회장은 또 “청년들과도 잘 소통하셔서 교회를 떠난 젊은이들을 불러들이고 고령화 되어가는 교회를 젊고 활기차게 발전시켜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품식을 준비한 신자들도 분주한 가운데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날 행사에 함께했다. 신 주교의 사목 표어를 꽃꽂이 작품으로 완성해 봉헌한 교구 전례 꽃꽂이 연구회 정은숙(소피아) 회장은 “새 주교님은 저희 평신도들을 따뜻하게 대해 주시고 모든 사람을 품어주실 수 있는 그런 넉넉한 품을 가진 분이시면 좋겠다”며 “저희 신자들은 주교님께서 잘 사목해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본당 레지오마리애에서도 기도를 통해 새 주교의 출발에 힘을 보탰다. 서품식에 참례한 박용혁(가롤로·부산 금정본당)씨는 “어려운 시기에 하느님께서 너무나 좋은 선물을 보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며 “교구의 기다렸던 경사이기에 저희 레지오 단원들도 힘을 모아 기도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신호철 주교님께서 손삼석 주교님과 더불어 교구 발전을 위해 잘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신호철 주교 서품식에서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제대 가운대)와 한국 주교단, 부산교구 사제단 등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신호철 주교 서품식 중 신 주교(왼쪽)가 최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대주교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신호철 주교 서품식에 앞서 부산평협 최재석 회장(맨 앞)을 비롯한 신자들이 기도를 바치고 있다.

부산교구의 새로운 출발 기대

◎… 서품식에는 한국 주교단과 교구 사제를 비롯해 많은 수도자들도 참례해 기쁨을 나눴다. 이들은 새 보좌주교 탄생을 축하하면서 부산교구의 발전과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갈 것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교구 보좌주교서품식준비위원회 위원장 김지호 신부는 “새 보좌주교의 탄생과 함께 우리 교구가 이 지역사회에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주님께 축복과 은총을 청한다”고 전했다.

신 주교를 축하하기 위해 서품식에 참례한 요한젬마 수녀(한국 순교 복자 빨마 수녀회)는 “모두 어려운 시간을 겪고 있는 지금, 부산교구에 새로운 보좌주교를 정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보좌주교 탄생을 계기로 다시 한번 형제들이 모여 교회 쇄신을 위해서 노력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이소영 기자 lsy@catimes.kr,박민규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