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생명농업 수호는 매일 밥 먹는 일과 같다

입력일 2021-07-06 수정일 2021-07-06 발행일 2021-07-11 제 3253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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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농업으로 우리네 생명밥상을 지켜 준 대표주자,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쌍호분회가 500차 월례회를 열었다. 매달 한 차례 여는 공동체 모임을 500차까지 이어왔다는 건, 40여 년간 한결같이 생명농업에 헌신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쌍호분회 회원들은 이 공동체 모임을 통해, 경제적 가치가 아닌 생명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실천하는 생활 태도와 생산 활동을 이어왔는지 꾸준히 성찰하고 다짐했다. 그 성찰과 다짐의 시간들은 시작하기도 지속하기도 어려운 생명농업을 실천하는데 큰 힘이 됐을 것이다. 땅을 살리겠다는 마음 하나로 시작하고, 하느님을 향한 믿음 하나로 이어온 노력들이 쌍호분회 회원들을 생명농업의 선구자로 세웠다.

그들이 실천하는 생명농업의 구체적인 방식, ‘경축순환농법’에도 다시금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경축순환은 가축의 분뇨로 농작물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추수한 후 남은 볏짚 등의 부산물을 다시 가축에게 먹이는 유기순환농법 이른바 지속가능한 생명농업 방식이다. 축산의 ‘축’(畜)자를 풀어보면 밭 전(田)에 검을 현(玄)이 합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예로부터도 가축을 키운다는 것은 육고기를 얻기에 앞서 밭을 검게, 즉 땅이 걸고 기름지게 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적이었다는 뜻이다.

매일 애써 땅을 살리고, 그 건강한 땅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일부 뜻있는 신자들의 헌신에 기대어 생명밥상을 차릴 수는 없는 일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생명농업에 동참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부터 실천해보자. 바로 생명농법으로 키워 생명의 기운 가득한 농산물을 꾸준히 찾아 먹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