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유흥식 대주교, 공세리에서 신자들과 성시간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1-07-06 수정일 2021-07-06 발행일 2021-07-11 제 3253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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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장관직 수행하기 위해 7월 말 로마로 떠나기 전 만남
신앙생활 질의응답 주고받으며 팬데믹 고통 겪는 신자들 격려

유흥식 대주교가 6월 30일 대전교구 아산 공세리성당 입구에 성체를 모시고 기도를 바치고 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된 유 대주교는 로마로 향한 여정을 앞두고 이날 공세리성당에서 신자들과 성시간을 갖고 대화를 나눴다. 공세리본당 제공

“예수님께서는 우리 마음이 주님 닮기를 원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오직 하나입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을 닮고 우리 심장이 예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기를 원하십니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된 대전교구장 유흥식 대주교가 7월 말 로마로 향한 여정을 앞두고 대전교구 아산 공세리성당에서 신자들과 성시간을 갖고 대화를 나눴다. 공세리본당(주임 홍광철 신부)은 매년 예수 성심 성월인 6월 한 달간 매일 저녁 성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 대주교는 예수 성심 성월 마지막 날인 6월 30일 저녁에 거행된 이날 성시간을 통해 교황청에서의 새로운 소임을 영적으로 준비하고, 코로나19 팬데믹 고통을 겪고 있는 신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 7시 피정의 집 앞마당에서 거행된 미사에 이어 성체 거동과 성시간, ‘대주교님과 함께하는 신앙 이야기’ 등으로 이어졌다.

유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용광로처럼 뜨거운 불 속에 젖은 통나무를 던지면 처음에 연기가 좀 나더라도 곧 활활 불길이 타오른다”며 “우리도 사랑으로 뜨겁게 불타오르는 예수님의 성심에 몸을 담아 사랑으로 불타는 마음이 되도록 하자”고 권고했다.

미사 후 유 대주교는 성체를 모시고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으로 향한 길 옆으로는 신자들이 손에 촛불을 밝히고 예수님 성체가 가시는 길을 밝혔다. 수백 개의 촛불이 환하게 빛나는 가운데 성당 계단을 올라 입구 정면에 성체를 모신 유 대주교는 분향 후 성체를 향해 기도를 바친 다음 1시간여 동안 신자들과 함께하는 성시간 묵상을 이끌었다.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의 음성을 알아듣고 예수님의 뒤를 따르고 있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입니까?… 예수님만을 바라보고 있는 내가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해 주십니다.”

참례자들은 어둠이 짙게 깔린 가운데 성체를 중심으로 밝혀진 촛불들을 바라보면서 인류를 위해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으로 불타는 성심을 묵상하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겪고 있는 신앙과 삶의 고통을 위로받았다.

성시간에 이어 마련된 신자들과의 대화 시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신앙생활을 중심으로 8가지 질문에 대한 유 대주교의 답변이 이어졌다.

유 대주교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고통을 겪는 신자들을 위로하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주님은 우리 곁에 머물며 함께 아픔을 나누고 우리가 다시 일어서도록 이끌어주신다”고 격려했다.

하지만 유 대주교는 “주님의 기도 33번으로 미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식의 나태한 생각은 성숙하지 못한 신앙”이라고 지적하고, “비대면 시대라고 해서 방송 미사를 시청하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서 복음을 읽고 묵상과 기도를 하며 특히 공동체 형제자매들과의 소통과 친교를 다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대주교는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회칙 「모든 형제들」에 착한 사마리아인의 예를 들어 말씀하신 것처럼 조건 없이 모두를 형제로 여기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랑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