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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 하나] 손쉬운 비판을 넘어 실질적인 대책 마련으로 (2) / 양두영 신부

양두영 신부(제1대리구 조원동주교좌본당 보좌)
입력일 2021-06-29 수정일 2021-06-29 발행일 2021-07-04 제 3252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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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연계 시스템을 통해서 크리에이터들-각 교구 부서들의 총체적 연계를 이루고, 청년 크리에이터들의 젊은 감각으로 교회 가르침이 콘텐츠화 되고 소개되며, 또 꼭 본당 사목자에게 소개나 전달을 못 받더라도 여기서 마련된 ‘전국 통합 커뮤니티’로 청년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직접 접하고, 이로써 다양한 재능들이 연결되면서 전국이 그들의 무대가 되고, 그렇게 청년들 스스로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이와 연동된 통합 어플리케이션으로 ‘주변 피정/교육 찾기’를 하면 주변의 인증된 기관 프로그램들이 뜨고, ‘주변 청년 커뮤니티 찾기’를 하면 인접 본당 단체나 관심 분야별 커뮤니티에 연결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온라인을 통해 전국의 자원을 한국교회 이름으로 모두의 것으로 직접 연결하고 공유하면서 오프라인 공동체와 유기적인 연계를 이어가는 겁니다.

사실 온라인에선 이미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데, 정작 교회 안에는 이 정도의 ‘연결/연계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다면 결과적으로 불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소통이 되려면 먼저 연결이 되어야 합니다. 그 점에서 해외선교에도 사제를 파견하고 팀이 있는데 전 국민-그것도 성당에서 그토록 보기 힘든 젊은이들-이 다 들어가 있는 온라인 세상에 한국교회 차원에서 연결을 도맡는 전담 사제들과 팀 하나 없다는 건 생각해볼 만한 부분입니다. 서로의 자원을 연결시켜주고 그것을 한국교회 이름으로 모두의 것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연결/연계 시스템은 향후 지속적인 콘텐츠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입니다. 현재 교회는 콘텐츠를 제작할 때, 그때마다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하거나, 크리에이터들과 연계할 때도 사실상 단발성 하청 정도로만 해서 매번 직접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데, 그러니 교구는 교구대로 힘들고 청년들은 그들대로 큰 재미가 없는데, 그보다 청년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하고 연결하고 그들의 창작활동 자체가 교회적이게 도와주고 그들이 자율적인 활동 속에서도 자체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주는 게 더 현명합니다.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계속해서 등판할 수 있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와 분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당장 우리가 돈 들여서 콘텐츠 몇 개 제작한다고 그게 다 비전 있는 투자가 되진 않습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모두가 지속 성장 가능한 구조를 구축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성장과 수익 구조가 성립되려면 우리가 가진 조직력을 총동원해 긴밀하게 연계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 점에서 우선은, 당장 급한 마음에 내 본당 내 교구만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내 본당 내 교구가 우선인 것은 당연하지만 그게 전부라면, 그래서 혹시라도 그 작은 세상 속에서 자만자족하는 것에 그칠 뿐이라면 미래는 자명합니다. 우리는 전쟁 중입니다. 옆의 진지가 뚫리면 다음은 나입니다. 대승적 가치 안에서 자원을 공유하고 연계해야 합니다. 미래는 연계에 있습니다.

양두영 신부(제1대리구 조원동주교좌본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