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반사경]

입력일 2021-06-21 수정일 2021-06-21 발행일 1960-05-15 제 229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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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학생들을 포함하는 각국의 구라파 유학생들이 일단을 짓고 포교성성으로 <아가쟈니안> 추기경을 방문했을 때(본지 2면 참조) <아> 추기경은 학생들이 무엇보다도 교황 회칙(回勅)을 열심히 읽고 연구하도록 간곡히 부탁하였다고 한다.

△ 교황 회칙은 본래 최고 목자의 소리이며 그때 일어나는 사회악(社會惡)에 대한 경고와 및 신자들의 지향할 바를 지시하는 서간(書簡)형식의 교리인 것이다. 신자들의 잘못하여 오류에 잠기거나 도덕적으로 비끄러지는 일이 없도록 성좌(聖座)에서 한소리로 타일러 주는 바로 그대로의 교리이라는 것을 더 되풀이 할 것 없으리라.

△ 허나 이처럼 중대한 회칙이 과연 얼마쯤 알려져 있으며 신자가정과 교회경영 학교 병원 등 그외의 기관에 그 인쇄물이 비치(備置)되어져 있는지 <레오 13>세의 위대한 「레눔 노바룸」과 같은 회칙은 이보다 더 널리 알려지고 인용(引用)된 것이 없는 사회원전(社會原典)인 동시에 회칙의 신기원(新紀元)을 그은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광범위한 분야의 원전이며 가톨릭학교 필수의 교과서이기도 하다. 그 방면의 학위 논문 등에서도 이를 빼지는 못한다.

△ <레오 13>세의 「레룸 노바룸」과 더불어 <비오 12>세의 회칙만으로도 중요한 것만 10여종을 손꼽을 수 있다. 그런 것은 모두 신부들이나 학자들이 알아둘께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까 두려울 정도이다. 조석으로 밀려드는 외래사조 그 가운데서도 청년학생들을 미혹시키는 날카로운 이론들을 무엇으로 쳐막을 수 있겠는가.

△ 명색 가톨릭학생으로 자부하면서 그 머리에 겨우 손바닥만한 「교리문답」 한권정도가 고작이라고 하면 우리는 그 장래를 저윽이 우려치 않을 수 없다. 대학생은 대학 정도의 교리지식을 마땅히 지녀야 영신적 불구자를 면할게 아니냐.

△ <아> 추기경의 말씀은 바로 우리 학생에게도 하신 말씀이라고 할 수 있으니 힘써 이런 방면의 독서와 연구에 치열한 욕구를 가져주시도록. 그대들의 그런 욕구가 인쇄물도 나오게 하고 연구의 기회도 장만케 할 것이라고 뒤집힌 방법론을 세워볼가!

△ 각 교구마다 회칙연구의 기구를 가진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서울쯤은 그런 명목의 그것이 곧 세워져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