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척추측만증 고통받는 곽상미씨

방준식 기자
입력일 2021-06-01 수정일 2021-06-01 발행일 2021-06-06 제 3248호 4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흩어져버린 젊은이의 꿈, 되찾을 수 있길…
심한 발달·정신장애에 4년 전 닥쳐온 병마
소박한 일상마저 빼앗겨
세 식구 모두 장애 가져
생활비도 부족한 형편 
막막한 치료비에 눈물만

5월 28일 대구 동구 한 임대아파트 단지에서 곽상미(오른쪽)씨가 어머니 김명숙씨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가고 있다.

“나, 다시 일할 수만 있다면…, 나 때문에 고생하는 우리 엄마한테 새 오토바이, 아니 좋은 승용차도 사드리는게 꿈이에요….”

5월 28일 대구 동구 한 임대아파트 자택에서 만난 곽상미(25·여)씨. 어머니 김명숙(막달레나·­­57)씨의 손을 꼭 붙잡고, 어눌한 말투였지만 간절한 마음이 담긴 표정으로 자신의 희망을 천천히 이야기했다. 심한 정도의 장애를 갖고 있는 곽씨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장애인 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등 사회생활에 열의를 보였었다. 하지만 최근 닥쳐온 척추측만증이라는 질병으로 인해 20대 젊은이로서의 소박한 꿈과 일상마저 빼앗겨버렸다. 여기에 모녀 가정인 세 식구 모두가 장애를 갖고 있는 어려운 가정 형편은 그녀의 삶을 더욱 짓누르고 있다.

곽씨는 초등학생 때 발달장애, 20세 되던 해 정신장애를 갖게 됐다. 어머니 김씨와 한살 터울 여동생도 장애를 갖고 있다. 곽씨에게서 이상한 증상이 발견된 것은 약 4년 전부터다. 척추가 비틀어지고 옆으로 굽어져, 정면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허리를 뒤로 젖힌 채 걸어야 한다. 앉아있을 때도 척추측만증으로 인한 ‘거북목’ 때문에 고개가 계속 위로 젖혀진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 5층 자택으로 이어지는 계단도 손잡이를 잡아야 겨우 오르내릴 수 있다. 척추가 뒤틀려 항상 통증에 시달리다보니 이동을 해야 할 때면 어머니의 작은 오토바이에 함께 타야 한다. 최근에는 정신장애에 따른 ‘환청’ 현상까지 찾아와 그녀의 마음을 더욱 당황스럽게 한다.

하지만 가정 형편 탓에 적당한 치료 시기를 이미 놓쳐버렸다. 최근에야 병원 진료를 받았지만 수술이나 보조기구를 통한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어머니는 애타는 눈물만 흘렸다. 남은 방법은 재활치료를 통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 뿐이지만, 일주일에 2~3차례 치료를 최소 1년 이상 받아야 하고 그 비용 또한 1차례당 10만 원이 넘는다. 한 달에 생계급여와 장애수당·연금, 일자리 수입을 다 합쳐야 180만 원 남짓한 수입으로, 생활비마저 부족한 형편에 과거에 생긴 빚까지 갚아야 하는 곽씨 식구로서는 치료에 엄두를 낼 수 없다. 가장인 어머니도 장애를 갖고 있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음식 조리와 집안 청소 등 일상생활도 제대로 영위하기 힘든 상황이다. 신앙을 가진 어머니는 요즘 하느님께 더욱 열심히 기도드린다. “저도 장애로 온전치 못하고, 당뇨 등 질병을 앓고 있지만 이렇게 딸들과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해도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어렸을 적 꿈을 물어보자 곽씨는 얼굴을 붉히며 작은 소리로 “배우나 트로트 가수요…”라고 속삭였다. 기자의 사진 촬영에 장난스럽게 ‘V’자를 그려보이는, 여느 젊은이와 다를 바 없는 그녀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어머니는 “제게 소원이 있다면 우리 딸이 더 아프지 않고, 좋아하는 유원지 산책을 함께 갈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1년 6월 2일(수)~6월 22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