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어린이 기도문 필사 노트 만든 제1대리구 당수동본당 민진희씨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06-01 수정일 2021-06-01 발행일 2021-06-06 제 324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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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부담없이 따라 쓰며 주요 기도문 자연스레 익히길”
청소년과 부모 대상으로도 필사 노트 제작 이어갈 계획

민진희씨는 “청소년들이 교회 공동체를 통해 다양한 꿈을 펼쳐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한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으며 인터뷰 사진 촬영 시에만 마스크를 벗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들 첫 교리 교육은 본당의 역할이라 여기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할 때 온전히 해나갈 수 있죠.”

민진희(로사·46·제1대리구 당수동본당)씨는 본당 저학년 어린이용 기도문 필사 노트 「쓰면서 새기는 가톨릭 기도문-주요 기도문」을 펴낸 이유로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기도문을 필사하며 자연스럽게 기도를 받아들이길 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본당 주일학교 부교재 개발 일환으로 제작된 필사 노트는 ‘성호경’부터 ‘묵주기도’까지 18개 주요 기도문을 필사하며 묵상할 수 있게 한다. 아직 글씨체가 잡히지 않은 저학년 어린이들이 필사할 수 있게 ‘따라 쓰기’와 ‘외워서 쓰기’ 순으로 구성됐다. 필사 후 주요 단어들을 점검하는 ‘문제 풀이’와 ‘주요기도문 외워서 다시 쓰기’도 마련했다. 또 기도서와 노트를 따로 사용하는 불편을 없애고자 기도문을 함께 수록했으며, 줄 간격을 넓히고 어린이들이 쓰기 쉬운 글자체를 사용해 편집한 점도 특징이다.

민씨는 첫영성체를 앞둔 저학년 아이들이 사제 앞에서 교리와 기도문을 ‘찰고’하는 걸 부담스러워하며 머뭇거리던 모습을 본 것을 계기로 필사 노트를 만들게 됐다. 그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교리를 접하고 최대한 부담을 덜길 원했다”며 “특히 필사 노트가 아이들이 기도문을 외우기 위해 노력했다는 자료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함께였다”고 말했다.

민씨는 이번 노트 제작을 계기로 저학년 아이들 뿐 아니라 본당 청소년을 위한 ‘미사통상문 필사 노트’, 고3 수험생 부모들을 위해 성경 말씀을 묶은 ‘백일기도 필사 노트’ 제작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본당 청소년분과장으로 봉사 중인 민씨는 교리교육 시 활동에서 얻는 ‘체험’을 중요시했다. 그는 “순교자들이 고문을 받으며 배교를 강요받을 때, 마음을 체험하는 오감 활동을 아이들이 가장 많이 기억하고 있었다”며 “이를 계기로 교리 교육 시 눈높이에 맞는 체험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청소년 시절을 회상해보면 본당에서 했던 연극, 봉사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나중에라도 본당 활동을 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교회가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민씨는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이 믿음을 통한 바탕을 만들어 주길 부탁했다. 자녀 시선에서 성당 활동을 바라보고, 자녀 주체적인 활동을 지원해 달라는 것이다.

“교회 공동체가 청소년들이 가진 다양한 꿈을 품어 줄 수 있는 곳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청소년들이 무한한 사랑과 격려,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교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