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제24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상식 이모저모

민경화 mkh@catimes.kr,사진 최용택·박민규
입력일 2021-05-17 수정일 2021-05-18 발행일 2021-05-23 제 3246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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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문학, 인간과 세상 변화시킬 수 있는 힘 지녀”
타국에서 소감 전한 마종기 시인 “어느 문학상보다 깊은 의미 있어”
20년 만에 신인상 받은 신현이 작가 세상에 받아들여졌다는 기쁨 전해
작품에 녹여낸 복음적 가치 조명
하느님 사랑 전하는 도구 역할 강조

5월 13일 서울 정동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진행된 제24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상식을 마무리하며 참석자들이 영광송을 바치고 있다.

제24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상식이 5월 13일 서울 정동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 강당에서 열렸다. 올해 한국가톨릭문학상 본상은 시집 「천사의 탄식」을 쓴 마종기(라우렌시오) 시인에게 돌아갔으며, 장편 동화 「아름다운 것은 자꾸 생각나」를 쓴 신현이 작가가 신인상의 영광을 안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소규모로 진행된 올해 시상식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가톨릭신문사 사장 김문상 신부, 권광석 우리은행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두 작가의 수상을 축하했다.

■ ‘어느 문학상보다 특별한 상’, ‘내가 세상에 받아들여졌다는 기쁨’… 두 작가가 전하는 수상소감

◎… 오랫동안 타국에서 생활하며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신앙과 문학을 통해 이겨냈다는 마종기 시인.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죄송한 마음과 함께 가톨릭문학상이 본인에게 갖는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이날 시상식은 마종기 시인을 대신해 조카인 황국재씨가 참석해 수상소감을 전했다.

마종기 시인은 “오래전 돌아가신, 한길로 하느님을 믿고 따른 내 선친 마해송 프란치스코와 훌륭한 가톨릭 시인이 되겠다고 약속드렸던 최민순 요한 신부님이 하늘나라에서 이 특별한 상의 수상을 축하해 주시며 나보다 더 기뻐해 주실 것을 알기에 이 상은 제게 아주 깊고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이 자리를 빌려 외롭고 고달픈 외국 교포사목을 위해 불철주야 힘써주신, 그리고 오늘도 낯선 외국에 나와 헌신해 주시는 신부님과 수녀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 문학을 시작한지 20여 년 만에 신인상을 수상한 신현이 작가는 “이 상을 통해 제가 세상에 받아들여졌다는 느낌”이라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원초적인 생명력으로 충만한 아이의 세계에 초대되면서 「아름다운 것은 자꾸 생각나」가 시작됐다는 신현이 작가는 “모르는 아이의 인사를 받으면서, 놀이터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외침에서, 걸어가면서 부는 아이의 리코더 소리에서 조건 없이 부모와 세상에 애정을 품었던 그 세계를 다시 느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르는 아이가 안심하고 인사를 할 수 있는 위험하지 않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본상 수상자 마종기 시인을 대신해 조카 황국재 교수(오른쪽)가 조환길 대주교에게 상패를 전달받고 있다.

본상 수상자 마종기 시인 조카 황국재 교수와 신인상 수상자 신현이 작가가 시상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인상 수상자 신현이 작가 가족과 지인들이 시상식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 오정희 소설가(왼쪽)와 심사위원 오정국 시인이 시상식 전 수상작을 살펴보고 있다.

■ 문학 통해 가톨릭적 가치 전하는 두 작가에게 보내는 축하 인사

◎…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가톨릭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신 아동문학가 마해송씨의 아들인 마종기 시인의 수상을 축하하며 이 자리를 통해 마 시인의 선친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또한 가톨릭적인 보편적 가치를 아동문학을 통해 펼쳐주신 신현이 작가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학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인간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며 “문학인의 작업들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많은 사람을 하느님께로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더욱 힘을 내서 작품활동을 이어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가톨릭신문사 사장 김문상 신부도 축하의 말을 전했다. 김 신부는 “본상을 수상하신 마종기 시인은 시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연민과 비애를 담아내면서도 깊은 가톨릭 영성을 보여주셨으며 신인상을 수상하신 신현이 작가는 생명의 존엄성을 작품에 녹여내 우리 사회에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표현주셨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또한 “앞으로도 가톨릭신문사는 우리은행과 함께 한국가톨릭문학상의 위상을 키우며 세상에 복음의 가치를 널리 전하는데 힘쓸 것을 다짐한다”고 말하며 한국가톨릭문학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올해로 24회를 맞은 한국가톨릭문학상의 역대 수상자들은 한국 문단과 가톨릭 문단에 길이 빛날 작품 활동을 펼쳤으며 그리스도의 숭고한 사랑을 세상에 전함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우리은행은 이러한 한국가톨릭문학상이 한국 문학계에 깊이 뿌리를 내려 흔들리지 않는 나무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확신하며 이번 본상 수상작 「천사의 탄식」과 신인상 수상작 「아름다운 것은 자꾸 생각나」는 이에 대한 소중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가톨릭문학상 역사와 함께해온 신달자 시인은 “한국가톨릭문학상은 24년이란 시간 동안 키도 커졌고 많은 잎을 피워내고 뿌리도 넉넉해졌다”며 “그 성장 배경에는 가톨릭신문사의 의지와 그 의지를 수용하는 우리은행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한국가톨릭문학상이 문학인이라면 누구나 열망하는 좋은 상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 한국가톨릭문인회 지도신부인 김산춘 신부도 시상식에 참석해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김 신부는 “심사에 참여하면서 이 두 작품이야말로 가톨릭문학상이라고 생각할 만큼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으로 합류하게 됐는데, 부족하지만 보다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한국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

가톨릭신문사는 공정하고 다채로운 한국가톨릭문학상 수상작을 선정하기 위해 운영위원을 추가 위촉했다.

오랫동안 한국가톨릭문학상과 함께해온 구중서(베네딕토) 문학평론가, 신달자(엘리사벳) 시인과 함께 올해부터 김산춘 신부가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오정희(실비아) 소설가와 정호승(프란치스코) 시인이 내년부터 한국가톨릭문학상 운영위원으로 수상작 선정에 참여한다.

김산춘 신부는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자 한국가톨릭문인회 지도신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정희 소설가는 한국가톨릭문인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정호승 시인은 제9회 한국가톨릭문학상을 수상했다. 새로 합류한 운영위원들은 구중서 문학평론가, 신달자 시인과 함께 한국가톨릭문학상 발전을 위해 힘을 싣고, 가치있는 가톨릭 문학 작품 발굴에 동참할 예정이다.

민경화 mkh@catimes.kr,사진 최용택·박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