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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는 공공재입니다]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 본부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1-05-11 수정일 2021-05-12 발행일 2021-05-16 제 3245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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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업으로 생태계 살리는 ‘녹색 순교자들’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상임대표 안영배 신부, 이하 우리농 본부)는 지난해 5월 제35차 대의원 총회에서 기후위기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우리농 본부는 기후위기에 대한 정부의 비상사태 선언을 촉구하고, 화석연료 없는 생명농업 정책 수립과 지속 가능한 생명농업 보장을 요청했다. 상임대표 안영배 신부는 이와 관련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농업은 환경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 아닌, 생명과 환경을 살리는 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IPCC(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 생산과 소비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3%다. 산업화 이후 이른바 산업농은 온실가스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석유 농업이고, 땅에 뿌려지는 농약과 비료는 화석연료로 만든 온실가스 배출원 자체이다. 그래서 농업은 환경의 오염과 파괴로 인한 피해자인 동시에, 온실가스와 관련해 가해자이기도 하다.

가톨릭농민회(회장 정한길)와 우리농 본부는 기후위기에 맞서, 산업화된 농업을 탈피해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 않고 흙과 물, 먹거리를 오염시키지 않는 친환경적 농업을 통해 자연과 인류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가톨릭농민회는 1966년 “농민 스스로의 단결과 협력으로, 농민의 권익을 옹호하고, 인간적 발전을 도모하며, 사회정의 실현을 통한 농촌사회의 복음화와 인류공동체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 창립됐다. 1990년에는 25년간의 활동성과를 바탕으로 ‘생명운동, 공동체운동’으로 목표를 전환해 생명농업 실현과 도농공동체 건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농 본부는 가톨릭농민회를 중심으로 1994년 창립됐다. 우리농 본부의 최우선적인 목표는 도농 생활 연대 운동의 모범을 만드는 것이다. 도시에서는 본당 중심의 소비자 생활 공동체, 농촌에서는 생산 공동체를 조직해 농촌의 생산 공동체가 도시 가구의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지고, 나아가 생명과 공동체 운동을 통해 가치관과 삶의 양식을 바꿔나가기를 지향한다.

2019년 현재, 도시의 우리농 생활공동체는 13개 교구 203개 나눔터가 있고, 2000여 명의 활동가가 활동하고 있다. 농촌에서는 13개 교구 66개 분회의 1000여 가구가 동참하고 있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은 단순히 도농 교류를 넘어선다. 우리 농산물에 대한 시혜적 이용이 아닌, 농촌과 자연의 오염과 파괴를 지켜내지 않을 때, 모든 이들의 삶이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인식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기후위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곧 생명농업이라는 말의 취지 역시 여기에 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