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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에 만난 사람] 서울대교구 유아부 담당 박종수 신부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21-04-27 수정일 2021-04-27 발행일 2021-05-02 제 3242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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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행동과 모범이 자녀를 신앙의 길로 이끈다”
어린이는 보호 필요한 존재
인격 갖춘 인간으로 보살피고 가정에서 신앙교육 이뤄져야
교회 전체 관심·노력도 필요

박종수 신부는 “부모와 교회는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이의 영적 성장을 위해 눈높이에 맞는 신앙교육에 힘쓰고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어린이는 아직 어리숙하고 부족하며, 보호받고 양육받아야 되는 존재입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 담당 박종수 신부는 ‘어린이’라는 단어를 공식화하고 어린이날을 만든 방정환 선생의 말을 소개했다. 박 신부는 “어린이를 정의하는 데 이처럼 훌륭한 말은 없다”고 말했다. 어린이는 의존적이고 보호가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은 어린이 시선에서 보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다.

박 신부는 “하지만 아직도 과한 체벌과 과잉보호 등 잘못된 교육방식으로 어린이를 억압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세히 보면 학대가 이뤄지는 상황들이 매우 빈번하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된 양육방식뿐 아니라 무의식적인 일상생활 안에서도 어린이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며 “무엇보다 부모 인성교육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신부는 교회 역시 어린이에 대한 접근 방식은 같다고 말했다.

“부모는 자녀들을 하느님 자녀로 보아야 하고, 인격을 갖춘 인간으로 존중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 교육의 첫째가는 책임자이다.… 자녀들에게 좋은 표양을 보이는 것 또한 부모의 중대한 책임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222~2223항 참조)

박 신부는 “교회가 정의하는 바와 같이 어린이의 가장 훌륭한 교리교사는 부모이며 가장 완벽한 신앙교육의 장은 가정”이라면서 “행동과 모범으로써 자녀들을 신앙의 길로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신앙에 있어서도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많은 부모들은 시험 기간이면 성당 가지 말고 공부하라고 하죠. 아이들은 자연스레 성당은 여유 있을 때 가는 곳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부모의 신앙 성숙도를 조사한 박 신부는 “의외로 집에서 기도하는 가정은 거의 없고 대부분 본당에 맡기고 있다”며 “성가정은 자녀만 낳으면 되는 게 아니라 일상이 하느님 안에서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신부는 교회도 어린이들에게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아부 모토가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마태 19,14)”라며 “적어도 교회는 어린이들이 예수님께 다가가는 것을 막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성당에서 유아방은 가장 뒤에 있습니다. 키가 작은 아이들은 십자가를 볼 수조차 없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격리된 상황인 것이죠. 조금 힘들어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달려들 듯이 어린이 한 명의 신앙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회 전체가 나서는 노력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