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은퇴 수도자들의 노후에 신자들 관심 필요하다

입력일 2021-04-27 수정일 2021-04-27 발행일 2021-05-02 제 3242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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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수도자들의 노후 불안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교회 안에서 그 심각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신자들은 보통 ‘성소’를 이야기할 때 새로운 성소 계발을 주로 언급한다. 성소자가 예전에 비해 적어 ‘성소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것과 이에 대한 대처로 성소자를 찾고 양성하려면 교회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주로 말한다. 교회와 신자들이 잊어서는 안 되는 성소자의 모습이 있다. 평생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부르심의 삶을 살다가 맞이한 은퇴 수도자들의 노후는 의외로 제대로 된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들이 있다.

광주대교구 사회복지법인 소화자매원에서 한평생 결핵환자와 장애인 등을 돌보며 수도자로 헌신한 할머니 수녀들이 처한 현실은 교회와 신자들이 은퇴 수도자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과제를 던진다. 1956년 ‘무등원’으로 처음 출발한 소화자매원은 1985년 3월에 사회복지법인으로 설립되면서 정부 지원은 받게 됐지만 평생 봉사해 온 수녀들은 소화자매원을 떠나야 했다. 관련법상 복지 활동 현장에서 퇴임한 수도자들은 더는 그 안에 거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평생 수도자로 하느님의 일을 하고도 거처 공간이나 경제적 이유로 불안한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수도자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소화자매원의 경우는 광주대교구 고(故) 조철현 몬시뇰이 은퇴 수도자들을 위한 수녀원 건립을 추진하다 뜻을 이루지 못했고 지금은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이 숙원사업을 이어받아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진척이 없다고 한다. 은퇴 수도자들의 노후에 영적, 물질적 후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