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밀알 하나] 듣는 마음을 주소서 1 - 청년들에게 묻고 듣다 / 양두영 신부

양두영 신부(제1대리구 조원동주교좌본당 보좌)
입력일 2021-04-27 수정일 2021-04-27 발행일 2021-05-02 제 3242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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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가톨릭신문에서 10회분의 원고를 부탁한다는 연락이었습니다. 참 민망하고 난처했습니다. 마침 다른 곳에서 요청받은 원고들을 마무리하면서 “아, 분에 넘치네. 말 많이 하면 감당이 안 되니까 이거까지만 하고 다음부턴 진짜 다 거절해야지”하던 차였기 때문입니다.

밑천도 없는 사람이 미디어에 노출된 탓으로 이런저런 요청을 받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온 것이 영 민망하고 벅찼던 겁니다. 그리고 ‘글로써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들은 어느 정도는 한 것 같다’고 생각하던 차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래서 거절하려고 기자님과 잠시 실랑이하는데, 그 찰나에 마침 그 전화 딱 하루 전에 마무리되었던 저희 팀 자체 설문조사가 떠올랐습니다. “아, 그러면 이번엔 내 얘기 말고 내가 들은 이야기들을 나누라고 그러시는 건가?” 싶었습니다. 예수님이 “야, 누가 너보고 얘기하래? 네가 들은 내 양들의 목소리를 전해주라고”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가톨릭 놀이터 신소재’(신부들이 소개하는 재미있는 신앙 콘텐츠)라는 팀의 일원으로 있습니다. 저희 팀은 온라인 사목에 관심이 있는 전국의 젊은 사제들 모임으로 현재는 6개 교구 사제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희 팀은 회칙을 통해 ①비신자들도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의 콘텐츠로 교회 진입장벽을 낮추고 ②다양한 재능들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함으로써 ③(특정 소속만이 아닌) 한국교회 차원의 유익과 신자들의 영적 유익 ④그리고 청(소)년, 비신자들과의 동반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일환으로 저희는 3월 중순께 SNS를 통해 전국 청년들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현재 ‘교회는 청년 청소년들에게 충분히 동반해주고 있는가?’, ‘과연 당사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시한 설문에 전국에서 약 380명 청년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충분한 표본이라고 하기엔 부족할 수도 있지만, 짧지 않은 문항임에도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참여한 표본이라는 점, 대상자들 답변이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는 점에서 충분히 참고 자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먼저 이 설문의 결과를 나누고, 거기에 대한 제 나름의 분석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청년들과 소통하는 가운데 들을 수 있었던 ‘그들의 이야기’도 함께 나누면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앞으로 연재될 내용은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양두영 신부(제1대리구 조원동주교좌본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