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마망 베이커리 봉사자 권국지씨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21-04-27 수정일 2021-04-27 발행일 2021-05-02 제 3242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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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에 대한 ‘관심’이 봉사의 원동력 먼저 손 내밀기로 주님과 약속했죠”
주변의 어려운 이 모두를 살아계신 그리스도라 여겨

권국지씨는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본받고, 나누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말한다.

“우리 주변에 대한 ‘관심’이야 말로 지금까지 봉사를 이어온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관심’은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첫 걸음이 될 수 있죠.”

‘마망 베이커리&카페’에서 2005년부터 현재까지 봉사하고 있는 권국지(마리아·80·제2대리구 단대동본당)씨는 “영화에서나 보던 제과 기술을 내가 할 수 있다는 호기심과 이를 통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관심에서 봉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해오고있다”며 “앞으로도 여력이 닿는 한 계속 빵을 구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망 베이커리&카페는 노인 일자리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수정노인종합복지관(관장 조성갑 수녀, 이하 복지관)과 성남시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05년 8월 시작한 이래 현재 4호점까지 문을 연 마망 베이커리&카페에는 성남시 거주 어르신 총 103명이 경제적 자립과 지역사회 나눔 문화 확산에 참여하고 있다. ‘마망’(maman)은 프랑스어로 ‘엄마’라는 뜻이다.

권씨는 “마망 베이커리&카페가 시작됐던 계기도 지역 내 어르신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저도 그 일원으로 엄마의 마음으로 관심과 따뜻함을 담아 빵을 굽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권씨는 사실 마망 베이커리&카페 봉사 이전부터 본당과 복지관에서 어려운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봉사해왔다. 그는 경기도 성남시 금강동 일대가 재개발되기 이전인 1990년대 본당 구역 반장,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내 복지 혜택에서 소외된 이들을 발굴하는 데 노력해왔다. 권씨는 그간 발굴한 사례들 중 “벌레가 들끓던 반지하 방에서 고생하던 독거 어르신을 방문해 집을 청소하고 구청에 알려 복지 혜택을 받게 해준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리스도인으로 이웃에 대해 관심을 갖고 도와야겠다는 결심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권씨는 최근 주변을 다닐 때마다 어려운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보며 새로운 습관을 들였다. 길을 다닐 때마다 어려워 보이는 이가 눈에 띄면, 따뜻한 밥 한 끼 할 수 있는 금액을 손에 쥐어주는 것이다. 그는 “주변을 돌아보면서 주위에 있는 어려운 이들 모두가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던 이웃 사랑과 관심을 넘어, 먼저 손을 내미는데 주저하지 않겠다는 주님과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매주 미사 중에 성체를 모실 때마다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이웃에 대한 사랑을 나는 얼마나 실천했는가’를 생각해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들에게 베푸신 무한한 애정을 본받아 앞으로도 주변에 관심을 두고 계속 봉사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