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화엄사 영산회괘불’ 복원 후 첫 공개 순교지에서 만난 불교미술, 보편적 진리 성찰 회화·조각 등 작품 30여 점 선보여 타 종교 예술품 지속적 전시 예정
천주교 순교 성지에서 국보 불화(佛畫)와 다채로운 현대 불교미술 작품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자리가 펼쳐진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관장 원종현 신부)은 개관 2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空(Śūnyatā)’을 4월 12일~6월 30일 개최한다. 전시 주제이자 대표적인 불교 사상인 ‘공’은 인간과 모든 만물에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음을 가르친다. 이는 무상(無常)과 무아(無我), 또는 ‘나는 너이고 너는 나’라는 연기(緣起)의 개념으로도 설명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각자 개성을 발휘해 ‘공’이라는 개념을 풀어낸다. 또한 ‘관세음’(觀世音), 즉 ‘세상의 소리를 보다’라는 의미도 함께 살려 현실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제와 삶의 모습들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강용면, 김기라, 김승영, 김태호, 노상균, 윤동천, 이수예, 이용백, 이인, 이종구, 이주원, 전상용, 천경우 등 현대미술작가 13인의 작품 30여 점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의 70%는 전시 의뢰를 받고 주제에 맞게 새롭게 제작한 신작들이다. 회화, 조각, 미디어 아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예술감독 김영호(베다·중앙대 미술학부) 교수는 전시가 갖는 의미에 대해 “문명사적 전환기로 불리는 어려운 현실에서 종교의 경계를 초월한 보편적 진리의 이상을 현대미술을 통해 성찰하고, 이를 대중들과 더불어 소통하고 나누고자 한다”라고 말했다.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