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신자증가율 급락, 코로나19 탓만 할 건가?

입력일 2021-04-13 수정일 2021-04-13 발행일 2021-04-18 제 324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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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를 드러내는 근간인 ‘신자증가율’이 전년대비 0.15% 증가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2014년을 제외하고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1%대 성장률을 기록했고, 2018년과 2019년엔 각각 0.9%와 0.8%로 떨어졌다. 이렇게 1% 근처에서 맴돌던 신자증가율이 지난해에는 0.15%로 더욱 더 하락했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많다. 코로나19로 인해, 예비신자 모집이나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미사중단이나 참례자 수 제한 등 신앙활동의 전반적인 위축에 따른 교세 감소는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코로나19 탓만 하기엔 아쉬움이 많다. 언급했듯, 신자증가율은 오래전부터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고, 미사참례율 감소나 냉담신자 증가 등 교세를 구성하는 여러 지표들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게 어디 하루 이틀의 문제였는가. 코로나19는 추락하고 있는 교세 속도를 더 빠르게 했을 뿐이지,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교세가 이렇게 되진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

혹자는 교세가 바닥을 쳤기에 앞으론 상향할 것이라고 말한다. 답답한 소리다. 한국천주교회가 어떤 상태인지 정말 모른다 말인가. 통계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상황을 너무 비관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일부에선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한다.

코로나19 시대와 코로나19 이후의 사목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고 심화돼야 한다. 이게 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의 소명이다. 코로나19 핑계를 대고 마냥 손놓고 있을 순 없지 않은가. 어떤 경우에도 주님 말씀은 온 세상에 선포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