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제주 제2공항, 생태보전의 눈으로 바라보길

입력일 2021-04-06 수정일 2021-04-06 발행일 2021-04-11 제 3239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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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 문제로 몸살이다. 제주도정은 제주에 들어오는 관광객을 더 많이 수용하고, 제주 지역 일자리 창출과 균형발전을 위해 제2공항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또한 2015년 성산읍 지역에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도민과 교회는 지속가능한 제주의 생태환경을 위해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제주에는 이미 70만 명의 도민이 상주하고 있고, 코로나19 이전에 현재의 제주공항을 통해 매년 제주도 인구의 20배가 넘는 1500만 명의 관광객이 들어오고 있다. 오래 전부터 제주는 관광객 급증으로 쓰레기와 하수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제주의 생명줄인 지하수도 고갈되고 있다.

지난 2월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제2공항 반대 의견이 우세했던 것은 도민들이 이 같은 위기를 이미 감지했기 때문이다.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지난달 성명서를 발표하고 제2공항 건설 반대 의사를 명백하게 드러냈다.

교구는 제주의 경제 발전을 위한 제2공항이 제주의 생태환경을 파괴해 오히려 제주의 경제를 헤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광객은 ‘개발된 제주’가 아닌 천혜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제주’를 보러오기 때문이다.

전임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은퇴를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제주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로 “손 안대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는 역설적인 답을 내놨다. 미래에는 가장 잘 보존된 생태환경을 지니고 있는 지역이 가장 큰 경제적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것을 제주도정과 정부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