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미얀마 민주화 위한 한국교회 연대 지속돼야

입력일 2021-03-23 수정일 2021-03-23 발행일 2021-03-28 제 3237호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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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미얀마의 거리에서 무릎을 꿇는다. 제발 폭력을 멈춰 달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3월 17일 수요 일반알현을 마치며 미얀마 군부에게 호소한 말이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발발 이후 미얀마의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피끓는 외침은 군부의 강경 진압과 발포를 마주했다. 무고한 희생자들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미얀마 시민들은 죽음마저 두려워하지 않고 거리에 나와 민주주의 실현을 절규한다.

교황에게도, 한국교회와 한국 시민사회에도 미얀마 사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거리가 멀어 달려갈 수 없어도 기도와 마음으로 연대하고 힘을 보태야 한다. 더욱이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라고 소망했던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인들에게는 미얀마와 연대하고 그들에게 지지를 보내는 일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한국교회는 특히나 41년 전 ‘1980년 5월 광주’를 겪었다. 광주에서 희생되고 고통받은 이들의 아픔을 지금도 기억하고 위로하고 있다. 그렇기에 미얀마 주교회의는 3월 15일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에게 서한을 보내 미얀마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적극적인 연대와 협력을 요청했다.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3월 22일 광주 염주동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며 형제애 안에서 미얀마와 지속적으로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김 대주교가 이날 미사 강론에서 밝힌 “평화는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을 짓밟고 올 수 없다”는 정신으로 한국교회는 미얀마와 계속 연대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한국교회의 기도와 연대의식은 미얀마 민주화에 자양분이 될 것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