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서울대교구 새 예비신자 교리서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1·2 어떻게 달라졌나?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1-03-16 수정일 2021-03-17 발행일 2021-03-21 제 3236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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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방향성 안내하는 교리 교육 강화
26년 만에 예비신자 교리서 개편
입문자 눈높이 맞춘 구체적 설명
세례성사 후 신비교육 과정 추가
냉담 하지 않도록 공동체성 확립
이전 교재와 달리 교리 부분 보완
사제·수도자·교리교사 강의 진행
사목국, 교리 내용 영상으로 제작
본당 신청 통해 수업 개설 가능

“오늘날 우리의 과제는 하느님을 찾는 많은 사람의 목마름에 적절히 대응하는 것입니다.”(프란치스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89항)

서울대교구가 지난 3월 19일 비신자들의 이런 목마름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 26년 만에 새 예비신자 교리서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1」과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2」를 발간했다. 교구 사목국(국장 조성풍 신부)이 26년 만에 펴낸 새 예비신자 교리서의 특징과 구성, 내용 등을 살피고 그 의의를 짚어 본다.

■ 친절하고 똑 부러지는 구성과 내용

새로 나온 서울대교구 예비신자 교리서는 1972년 교황청 경신성성(현 경신성사성)이 발표한 교령 「어른 입교 예식」에서 제시한 단계별 어른 입교 예식을 충분히 현실화했다. 교리서에는 그동안 국내에서 현실적으로 시행이 쉽지 않았던 ▲예비신자로 받아들이는 예식 ▲선발 예식 ▲입문 성사 등의 전례예식을 수록했다. 예비신자들이 교리 기간 동안 거룩한 예식을 차례로 거치며 성화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교리서는 크게 ▲제1편-예비신자 이전 기간 ▲제2편-예비신자 기간 ▲제3편-정화와 조명의 기간 ▲제4편-신비 교육 기간 등 총 4편, 30과로 짜임새 있게 구성했다. 1~2편은 1권에, 3~4편은 2권에 담아 냈다. 이전 교리서 「함께 하는 여정」이 단순히 30과로 이뤄진 것과 차이가 크다. 새 교리서를 내용에 따라 유기적으로 구성하려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맨 앞의 제1편 ‘예비 신자 이전 기간’에는 신앙생활의 첫 문턱에 선 이들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조목조목 담았다. ‘미사’와 ‘예배’를 혼동하는 이들은 물론 성호경은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바쳐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 미사 때 왜 일어났다 앉았다 해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에게 그 의미와 방법을 찬찬히 들려 준다. 성수대, 제대, 독서대 등 신자들은 익숙하지만 예비신자들에게는 낯선 성당 구석구석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이전 교리서가 ‘하느님께 부름 받음’에 대한 나눔을 하는 것에 비해 예비신자들이 가톨릭 신앙에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가장 끝 부분에는 ‘예비 신자로 받아들이는 예식’을 실었다. 이 예식은 ▲대화 ▲첫 결심 ▲구마 기도, 미신을 끊어 버림 ▲이마와 감각 기관에 십자가 표시 ▲복음서 수여 등으로 이뤄진다.

서울대교구 공식 새 예비신자 교리서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1·2권은 기존의 흑백 삽화 대신 컬러풀한 성화로 볼거리를 풍부하게 제공한다.

■ 소속감 키워주는 ‘신비교육’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1」과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2」의 또 다른 특징은 세례성사 이후 교육인 ‘신비교육’을 새롭게 추가한 점이다. 이전 교리서에는 없던 부분으로, 총 30과 중 예비신자 과정 24과를 제외한 6과가 신비교육 기간이다.

천주교 입교 과정의 마지막 기간인 이 기간은 새 신자들이 세례받은 후 냉담 하지 않도록 이들을 교회 안에서 돌보며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세례성사 이후부터 견진성사 전까지 개별 본당에서 각기 다른 내용으로 이뤄지는 후속교육을 좀 더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

처음으로 성체를 영한 이들이 느낌을 나누고 성체를 모시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묵상할 수 있는 내용을 비롯해 전례주년에 따라 살아가는 법, 성경 읽고 묵상하는 법 등을 담았다.

신비교육의 첫 부분인 제25과에는 성당이나 집에서 읽을 수 있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새 신자 신앙생활 길잡이」를 참고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 길잡이에는 ▲뒷담화 하지 않기 ▲절제하여 어려운 이웃 돕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등 성덕(聖德)의 소명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활동 실천표 등이 수록돼 있다.

예비신자들이 교리 기간 동안 성화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한 첫 번째 전례예식인 ‘예비 신자로 받아들이는 예식’.

아울러 이번 교리서는 현대인들의 눈높이에 걸맞은 요소들로 구성했다. 기존의 흑백 삽화 대신 컬러풀한 성화, 최신 효과사진, 표와 그림 등을 추가해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었다. 또 각 과 마지막 부분인 ‘마침 기도’에는 QR코드를 첨부해 각 주제에 맞는 성가를 영상으로 보며 함께 부를 수 있도록 했다.

■ 기본을 탄탄하게! 신앙의 지적 차원 보완

이번 예비신자 교리서는 방법론적으로 맨 앞에 ‘강의 교리’ 부분을 추가했다는 큰 변화도 있다.

기존 교리서는 삶의 이야기(이야기 읽고 나눔)→하느님 말씀(성경 읽고 묵상 나눔)→한걸음 더 나아가기(성경을 바탕으로 한 생활 속 나눔)로 구성돼 지적 차원인 교리 부분이 약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 부분을 보완해 새 교리서는 ▲배움(강의 교리) ▲나눔(나눔 교리) ▲실천(생활 교리) 등으로 균형을 잡았다.

강의 교리는 천주교 신자로서 알아야 할 교리를 소개하는 부분으로, 사제나 수도자, 평신도 교리교사가 40~50분 정도 교회 가르침을 전달한다. 교구 사목국에서 이번 교리서를 발간하며 가장 강조하고 있는 요소로, 그리스도인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그 지향점과 방향성을 안내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교회 안팎의 최근 사진을 활용해 예비신자들의 이해력을 높였다.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조성풍 신부는 “새 교리서는 예비신자들에게 좀 더 밀접하게 다가가 함께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됐다”며 “교리를 전달하고 나누는 방법을 좀 더 현대적으로 시도했으며 실천적인 부분도 함께 고민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교구 사목국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교리교육 콘텐츠도 개발했다. 30과에 해당하는 강의 영상, 성당 소개 및 미사 해설 등을 담은 부록 영상 등을 마련했으며, 교리 교안 PPT, 묵상 영상 등은 사목국 홈페이지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코너에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모든 영상은 각 본당별로 신청을 받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수업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인격적 만남을 위해 직접 교육이 불가능할 경우, 간접적 대면 교육(화상 대면 형식 등) 등을 우선적으로 활용해 주기를 당부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