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억지로라도 웃어라

홍성남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입력일 2021-03-09 수정일 2021-03-09 발행일 2021-03-14 제 3235호 1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심리적 건강은 웃음과 깊은 연관
자신을 보고 웃으면 건강한 사람
매일 거울보고 웃는 시간 갖길

심리적인 건강이 최고인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기도 많이 하는 사람, 봉사 많이 하는 사람 등 신앙적 관점에서 말씀을 하시는데, 심리적 건강은 웃음과 깊은 연관성을 갖습니다.

특히 자기 자신을 보고 웃을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건강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거울 속 자신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바로 자신의 정신적 건강상태를 말해 줍니다. 거울 속 자신이 너무나 예뻐서 정신을 못 차리면 거울공주, 자기애적 성격장애자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대로 귀엽다고 여기면 정상, ‘왜 이렇게 못생겼지?’ 하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울을 깨 버리면 자기혐오증, 아예 거울을 보지 않는 것은 가장 위험한 상태라고 합니다.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 거울 속의 자기 자신을 보고 웃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살기 힘들어서 웃을 일이 없는데 어떻게 웃느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때에도 웃으셔야 합니다. 일명 억지웃음! 억지로 웃어도 심리치료 효과가 있는가? 있습니다.

이것을 몸으로 입증한 사람이 100m 단거리 선수였던 미국의 칼 루이스입니다. 이 선수는 숨이 차도록 달리는 중에도 미소를 지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궁금했던 기자들이 물었습니다. 힘든데도 웃는 이유가 뭐냐고. 그러자 칼 루이스가 답하길 “힘들다고 해서 인상을 쓰면 더 힘든데 억지로라도 웃으면 덜 힘들다”고 했답니다.

일본의 이타미 니로 박사가 남녀 학생들을 모아 놓고 한쪽은 억지웃음 짓게 하고 다른 한쪽은 그냥 무표정하게 뒀는데 2시간 동안 실험한 결과 억지웃음만 웃어도 암세포를 공격하는 NK(Natural Killer, 자연살상)세포가 활성화됐다고 합니다. 매일 거울을 보고 웃어 주는 시간을 가지면 마음이 건강하게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재 유머 하나. 신부, 목사, 스님이 모여 서로 청빈함을 자랑했습니다. 스님이 나서더니 “내가 가장 청빈하다. 난 절에 돈이 들어오면 부처님 앞 불전함에 던져서 들어가면 부처님 것, 밖으로 나오는 건 내꺼 한다”고 말했습니다. 목사님이 나서더니 “넌 도둑놈이다. 난 헌금통에 돈을 던져서 들어가면 주님 것, 밖에 나온 건 내꺼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신부가 나서서 이렇게 큰소리를 쳤습니다. “니들은 다 도둑들이야. 난 돈을 하늘로 던져서 하늘로 올라가면 하느님 것, 떨어지면 내 것이다!” 그래서 신부가 ‘상도둑’이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웃으면 복뿐만 아니라 건강도 옵니다. 억지웃음이라도 짓고 사시길 바랍니다.

홍성남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