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홍정윤(베아뜨리체·38·서울 서대문본당)씨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 배우자 손성혁(레미지오·44)씨와 ‘이제 우리 아이를 가질까?’ 논의하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열심히 가꾼 몸매와 좋아하는 일,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없다는 생각까지 홍씨에게는 걱정과 불안이 엄습했다. ‘이리도 빨리 올 줄 알았다면 몸에 좋은 것도 많이 먹고 환경도 좀 갖춰 놓을 걸…. 태교는 또 어떡하지?’ 홍씨에게는 막막함만이 가득했다.
그랬던 홍씨에게 친언니는 가톨릭 태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서울 청담동본당에서 유튜브로 진행하는 ‘신부님과 함께하는 비대면 가톨릭태교모임’이었다. 이름과 세례명, 본당 등을 적어 ‘청담동성당 태교모임’으로 이메일을 보내니 며칠 뒤 집으로 선물 꾸러미가 도착했다. 유튜브 영상을 보며 따라 할 수 있는 ‘태교 키트’였다. ‘우리 아기 첫 수건 만들기’ 도구부터 ‘말씀 묵상 매트 만들기’ 세트까지, 영상을 보며 태교할 수 있는 물품들이 담겨 있었다.
그때부터 홍씨는 ‘신부님과 함께하는 비대면 가톨릭태교모임’ 영상을 보며 태교하기 시작했다. 영상 속 흘러나오는 목소리와 기도문을 따라 태아를 위한 기도를 봉헌했고, 아이와 가정을 위한 신부님 강복을 받았으며,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 주는 성가를 들으며 하느님과 부부의 사랑을 아이에게 전해 줬다. 그리스도인 부모 역할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엄마·아빠로서 자신들의 모습을 그려 보았고, 유아 세례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아이가 태어나면 하느님 자녀로 어떻게 키울 것인지, 성가정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그렇게 부모 역할과 아이의 소중함을 생각하면서 홍씨는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무엇보다 홍씨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 성경 구절들에서 언급되는 ‘생명의 소중함’을 거듭 되새기면서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참’(태명)이를 어떻게 하면 더 잘 맞이하고 키울 수 있을지 궁리하고 있다. 임신 전 좋아하던 커피나 술은 자연스레 입에도 대지 않고 있고, 아이가 힘겨움 없이 태어날 수 있도록 매일 산책을 하는 등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 책도 골고루 읽고 있고, 이러한 일상과 생각을 배우자와 나누며 부부 관계도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손씨 역시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라는 생각으로 무엇이든 홍씨를 1순위로 두고 생활하며 가정을 보살피고 있다.
6월 22일 출산 예정인 이들 부부는 앞으로도 가톨릭 태교를 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가톨릭 태교로 주님이 늘 곁에 계시고, 아이가 정말 축복이고 감사한 존재라는 걸 순간마다 느껴요. 좋은 부모로서 조금은 자신감도 생기며 성장하고 있고요. 아이와의 만남을 준비하고,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아이와 추억을 만들며, 완전한 성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는 가톨릭 태교 과정은 그 자체가 큰 의미이고 축복받은 일임이 틀림없어요.”
■ 이용찬·김새봄씨 부부 가정
“나도 배우자도 모두 소중한 하느님 자녀 사랑으로 잉태된 아이들은 더없이 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