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기후 위기 대응, 인식 개선과 구조 변화가 아쉽다

입력일 2021-03-09 수정일 2021-03-09 발행일 2021-03-14 제 3235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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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교회와 모든 인류가 훼손된 자연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화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경제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생태계를 교란해온 인간의 잘못을 반성하고 자연 보호 의무를 깨달아야 한다며 ‘생태적 회심’을 촉구한다.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교회가 심각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아직도 개선해야할 점들이 숱하게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출범 1년째를 맞은 한국 가톨릭기후행동이 한국교회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후 인식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총 357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거의 모든 응답자가 ‘기후 위기 상황이 심각하다’고 공감하고 있었지만, 실천 방법에 있어서는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다’는 등 기존 환경운동 실천 방법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응답을 내놨다. 또 기후 정책 마련 촉구 등 제도적인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에 대한 공감대도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초래하게 된 사회구조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야 하는데, 아직 한국교회 내에서 제대로 인식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구조적인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

기후 위기는 인간의 이기심에 따른 삼림 파괴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비롯된 것이다. 한국 가톨릭기후행동을 필두로 기후 위기 극복과 생태적 회심을 위해 체계적·유기적으로 통합 활동을 벌여 나가고, 신앙인들이 적극 참여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