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독자마당] 지금은 멈추고 버려야 할 때

김영희(요셉피나·서울 묵동본당)
입력일 2021-03-02 수정일 2021-03-02 발행일 2021-03-07 제 3234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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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제까지 잘못 살아온 것들을 버려야 할 때

탐욕에서

이기심에서

우상 숭배에서

교만에서

나태함에서, 모든 독선과 편견에서

이제, 잘못된 길에서 멈추고 십자가 주님을 바라봅니다.

주님 거룩하신 모습을 바라보며

생명의 말씀에 귀 기울여 봅니다.

고요 속에서 주님을 바라볼 때 나를 볼 수가 있음을 깨닫습니다.

주님 발치에 앉아 귀를 기울일 때 진리의 말씀을 가슴에 품을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멈추고, 침묵하며 말씀 안에서 나를 돌아보면 내 잘못을 바로 보게 됩니다.

멈추고 주님 안에서 사방을 둘러볼 때, 사랑이 보입니다.

고통 중에 눈물 흘리는 사람을 볼 수가 있고

외로움에 떠는 사람을 볼 수가 있습니다.

내 이기심에 다른 이들이 아프고

내 탐욕에 가난한 이들이 보이지 않을 때

내 교만에 사람들이 내 아래에 있고

내 독선에 사람들이 할 말을 못 할 때

내 편견이 어떤 이들을 궁지로 몰아붙일 때

하느님은 멀리 떠나가시고, 성령께서 깊은 탄식하심을 느끼게 됩니다.

이제, 내 마음 안에 요동치는 악한 생각들을 다 버려야 할 때

주님 부활의 기쁨 누리기 위해

잘못된 길에서 멈추고, 자신을 성찰하고, 새 출발하기 위해

십자가 예수님을 끌어안습니다.

모든 잘못과 허물을 용서 받기 위해 주님 무덤으로 향합니다.

주님과 함께 죽어야 부활하신 주님을 뵈오리니,

그제서야 내가 비로소 하느님 백성이라 불리게 됨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포도나무, 나는 튼실한 가지가 되어

탐스런 포도송이로 영글기 위해,

성령께서 원하시는 거룩한 것들을 마음 안에 품어봅니다.

사랑과 평화, 기쁨과 온유, 인내와 절제, 성실과 선행, 친절을

내 마음 안에 가득 품어 보렵니다.

믿음의 씨앗으로 잉태되어 성령의 열매 맺도록

겸손으로 하느님께, 이웃에게 다가가렵니다.

지금은 멈추어서, 잘못된 것을 버리고

주님 부활을 맞이할 시간

주님 수난과 죽음을 함께 하며

새 희망과 새 마음으로

하느님 자녀로서, 부활하신 주님을 기쁨으로 모시기 위해

참 생명의 빛, 주님 부활의 흰 옷을 마음 안에 고이 간직하고자 합니다.

김영희(요셉피나·서울 묵동본당)